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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토요일 점심 무렵. 울 회사 사운드 디자이너인 박선임이 문자로 홍대에서 오늘 '짙은'의 스탠딩 공연이 있다며 오라는 연락을 받고 져녁 7시까지 V홀로 향했다. 온통 20대 뿐인듯한 사람들 사이에서 늙은 내가 2시간 동안의 스탠딩 공연을 견딜수 있을지 첨부터 걱정 한가득. (가뜩이나 요즘 주혁이 안아주느라 허리도 안좋은데..에구에궁..)

생각보니 나는 매일 '짙은'이 불러주는 옹달샘 모닝콜에 아침에 눈을 부비며 잠을 깨고, (일어나~~라고 소리치는 괴성의 남자는 귀농한 친구라고 ㅋㅋ 애교어린 목소리의 여성은 타루!) 또 이사람의 목소리로 부른 '영원히'라는 멜로디로 전화가 온것을 알게 된다. LG 휴대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분의 목소리가 귀에 익을 것이다. 파스텔 뮤직과 LG전자 사운드팀의 인연으로 '짙은'의 목소리가 LG휴대폰에 모두 담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길을 가다가 자신의 노래가 다른 사람의 휴대폰에서 울리면 대체 어떤 기분이 들까? ) 지난 연말 LG전자 나눔데이(http://blog.lge.com/589)에 참가해준 '짙은'에게 감사의 의미로 꼭 공연에 가보고 싶기도 했다. 아..그때 받은 싸인이 어딨더라 ㅠㅠ

짙은콘서트 [But We Start]

대한민국 모던 록의 새로운 흐름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짙은(성용욱, 윤형로)
지금까지의 공연과는 달리 업그레이드 된 풍성한 사운드와 다양한 연출이 더해질 예정
2011.1.29. SAT 7PM 홍대 V-Hall



공연장에 20분전에 도착해 자리를 잡고서 지인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자 7시에 바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그렇게도 노래를 좋아하던 내가 요즘은 노래방에 가도 부를만한 최신곡이 없을 정도로 나이가 들면서 점점 음악 멀어지는 걸 느꼈는데..오랫만에 온몸을 감싸는 쿵쾅거리는 박력 사운드에 혼이 나갈 지경이었다. 그동안 뭔가 나를 얽매고 옭죄고 있던 어떤 것들이 모두 훌훌 풀려나가는 그런 기본조차 들었다.
  

보컬인 성용욱의 목소리는 참 내가 좋아라한다. 감성적이면서도 절제된 노래와 그의 목소리는 확실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뭔가가 있다. 가만히 보니 내가 대학시절 짝사랑했던 선배를 닮은듯도 하다. ㅋㅋ 기타와 반주를 담당하는 윤형로는 무뚝뚝하기 그지없는 캐릭터(소품으로 쓰던 모자를 성용욱이 던지자 사람들이 윤형로의 모자를 달라고 소리치자 '이 모자 내껀데요'라고 하는 쿨한 오빠다 ㅋㅋ)도 재밌었다. 대학시절부터 음악을 같이 해온 두 친구가 군대를 다녀와서도 이렇게 멋진 호흡으로 오래 남아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어떤 날'보다 '동물원'을 더 좋아한다는 성용욱의 감성은 나의 20대 그것과 맞닿아있다. 읊조리는 듯한 가사와 목소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내 일기장 속 이야기와 같은 가사. 화려하지 않지만 세련된 공연. 아~ 2011년 1월 토요일 저녁의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 부드럽게 속삭이면서도 때로는 박력있고 힘찬 사운드를 보여주는 모던락의 대표밴드 '짙은'이었다.

이사진이 아마 첫곡할때였을 듯. 멤버는 두명이고 뒤에 3명은 세션.

공연장 뒷편의 양탄자 같은 그림이 좀..설정인가?

대부분은 스탠딩으로, 맨 뒤에 몇줄은 좌석이 있는 분위기.

앞쪽에 있다가 급기야 무대 바로 앞으로 진출해 사진촬영


열성팬들만 대상으로 해서인지 공연에서 노래 제목을 전혀 말해주지 않는 불친절함에, 자신들은 저작권, 초상권 따위 없다면 현장 공연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로 응모하라는 돌발 이벤트를 하면서 트위터 주소도 알려주지 않는다. '다 아시죠? 모르면 말구요' 하면서  ㅋㅋ 별로 답답한게 없는 친구들이 쿨하게 보인다.
 
공연 후반부에 성용욱이 특별히 준비했다는 소녀시대의 '훗'을 불렀는데 춤과 9명의 노래를 혼자 소화하느라 참 애많이 썼어요. 근데 좀 무리였죠? ㅋㅋ  기특하게도 'Save tHE Air : GREEN CONCERT'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해 보른 'Sunshine'이란 노래도 청명하고 깨끗한게 참 좋더라.
 
그 중에서도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역시 디셈버. 한번 감상해보시길. (아~ 이거 찍느라 손떨렸음.)

December

 
IF 사랑을 시작한 설레임과 헤어짐의 아픔을 선명하게 그려낸 가사와 음유하는 듯한 멜로디가 인상적. 가만히 듣고 있자니 조승우가 출현했던 영화 후아유의 OST '델리스파이스'의 노래 '챠우챠우- 나의 목소리가 들려~'가 연상되기도 한다.  
 
너의 온기가 남은 작은 침대에 들어가 온종일 너만을 생각해 너를
맨처음 네 손을 잡던 날 끝없이 흐르던 땀방울 말없이 걷다가 멈춰선 그 길
아직도 남은 미련과 버릴 수 없는 자존심 온종일 너만을 생각해 너를.


TV Show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곡, 신나는 현장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껴보시길~~

요즘 사람들은 MP3로 음악을 듣고 CD도 잘 사지 않고 공연장에도 잘 가지 않는것 같다. 가끔은 이런 공연장에 가는 것도 참 좋은 것 같다. 특히 '짙은'의 노래는 뭔가 나를 위로해주는 그런 기분이 든다.

아~ 그나저나 눈병이 걸려 고생중인 이 와중에 주말 저녁을 공연보겠다고 뛰쳐나간 마누라를 위해 아들과 둘이 잘 놀아준 남편에게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합니다. ㅎㅎ

# 관련 사이트

짙은 공식 사이트 : http://www.zitten.net/
파스텔 뮤직 사이트: http://www.pastelmusic.com/
http://www.pastelmusic.com/newmain.php --> 요기서 28번을 선택!
성용욱 트위터 http://twitter.com/ZittenUk
윤형로 트위터  http://twitter.com/ZittenRo

# 블로그에 성용욱이 쓴 이 글이 짠하다. 한국의 모든 인디밴드하시는 분들 돈도 많이 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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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Raycat 전 요즘 '브로콜리 너마저' 공연이 있으면 정말 한 번 가보고 싶네요.
    일단 이것도 부럽 '짙은' 나눔데이때 스쳐본 일인.
    2011.01.30 15:29
  • 프로필사진 박선임 어제의 기억이 막 떠오르네요.. (30분 밖에 안 있었지만 ㅋㅋㅋ)
    힘드시다더니 객석 앞뒤로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시면서 다양한 앵글의 사진과 동영상을 만드셨네요. ㅎㅎㅎ
    저도 애아빠이다 보니 간만에 공연 가느라 공연 앞뒤로 바뻤어요.
    애들 맡기고 다시 찾고..어쩌구..

    짙은 같이 한창 커나가고 있는 뮤지션을 발견하고 지켜보는 묘미가 있는 것 같아요.
    빅스타와 같이 막연히 멀고 동경만 해야하는 존재보다는 가까이 있는 친구들이고..

    저도 스탠딩 공연은 많이 경험이 없어 낯설었는데,
    V홀의 음향이 좀 아쉽더라구요.
    이번은 컨셉이 그랬던 것 같고, 다음 번 좀 더 나은 환경에서 공연이 열리게 되면 또 한번 자리 마련해 볼께요. ^^
    2011.01.30 16:45
  • 프로필사진 황팽 ㅋㅋㅋ 잘 견디셨나봐요.
    대부분 여자팬들이었죠??
    아흑 저런 델 갔어야 했는데,, 아쉽네요.
    미도리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011.01.31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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