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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까지 14년 가까운 직장 생활을 하면서 결혼이나 출산과 함께 회사를 관두는 숱한 여성 후배들을 보아왔다. 석사 출신이나 해외 유학파인 유능한 여성들도 많았다. 나 또한 결혼이나 출산을 거치면서 힘든 고비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지?'하면서 때려치우고 싶었던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나처럼 전문직이 아닌 일반 회사원의 경우 경력 단절로 직장 복귀는 꿈도 꾸기 어려운 것이 현실인지라 쉽게 그만두지 못했다. 그래서 출산 휴직 3개월도 감사히 여기며 바로 복직했다. 무엇보다 일을 하는 것이 좋았고, 경제적으로 남편에게 의존한다는 것이 자존심 상했으며, 그로 인한 독립성 상실이 뻔히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가정은 우리 사회의 최소단위이고, 출산과 양육은 매우 중요한 의무이다. 그럼에도 나는 워킹맘으로서 육아와 직장일을 병행하면서 겪는 어려움은 가끔 버겁게 느껴질 때가 많다. 대한민국에서 여자가 결혼을 한다는 것은 결혼과 동시에 아이 양육과 가사일의 1차적인 책임자가 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남편은 도와준다고 해도 결국 옆에서 보조하는 2차 책임자일 뿐이다. 그러다보니 여성들에게 결혼과 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사랑의 인사


그렇다면, 자아 성취를 할 수 있는 자신의 일을 포기하고 한 아이의 엄마, 한 남자의 아내로만 사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그것이 가정의 행복을 이루기 위해 엄마의 희생이 필수 요소일까? 고학력자의 능력있는 여성들이 아이들의 매니저 역할에 몰두하는 것이 과연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일까?

많은 엄마들은 살림과 일이 버거워 혹은 아이가 엄마를 필요로 해서 자의반 타의반 냉혹한 사회 생활에서 도피한다. 그러나 전업 주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도 녹록치 않을 뿐더러 다시 사회로 되돌아오고 싶어해도 찾을 수 있는 일자리의 수준은 현저히 낮아진다.

착한 아내, 다정한 엄마로 자신을 잃은 엄마들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고나면 비로소 자신을 찾느라 방황한다. 여가나 취미생활 혹은 아줌마들끼리의 수다로 위안을 삼아보지만 그것만으로는 자신의 정체성을 얻기 어렵다. 반쪽짜리 삶인 것이다. 반드시 돈 때문이 아니라 일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고 에너지 넘치는 삶을 지속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경제적인 문제로 이혼을 하지못하고 참고 사는 부부가 엄청 많다고 한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엄마의 손이 필요하고 엄마가 항상 곁에서 보살펴 주기를 원하지만, 중학교를 들어가고 어느정도 자라면 오히려 일하는 엄마를 더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것이다. 문제는 그때까지 가족들이 지지를 보내주지 않으면 엄마가 홀로 외로이 양 어깨의 짐을 짊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업주부가 되는 것은 자발적인 선택 같지만, 실제로는 대다수 여성이 사회적 영향을 받는다. 여자가 자녀양육의 1차책임자로서 집안일을 해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여성들은 알게 모르게 계속 스트레스를 받는다. 양육에 대해서 사람들은 이중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집에 있어주지 않으면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같은 이유로 남성을 나쁜 아빠라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잣대는 여성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준다. (…) 그러나 직장에 다니느라 아이들과 종일 같이 있지 못한다고 해서 '시간제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pp.72-73

당신은 자신의 직업이 얼마나 가치있는 일인지 아이들에게 얘기해준 적이 있는가? 자신이 성취해놓은 일에 얼마나 자부심을 느꼈는가? 가족을 안심시키기 위해 독립적인 삶의 즐거움을 낮추어 말하지는 않았는가? 아이에게 새로 맡은 업무에 대해 말해주려다가도 혹시 ‘엄마에겐 너보다 일이 더 소중하단다.’라고 받아들일까봐 망설이는 게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의 현실이다. 그들은 아이가 자신은 뒷전이라고 느낄까봐 일을 의무로만 표현한다. 일이 얼마나 즐거운 보상이 뒤따르는 좋은 선택인지 언급하지 않는다.--- pp.177-178
 

삶의 두 영역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물론 일과 가정을 병행하는 여성이 둘 다 잘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성공의 평가기준을 변해야 한다. 삶의 두 영역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처음부터 완벽을 기대하는 것이다.   --- p.188-189 여자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우리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일을 통해 승승장구하는 것도 아니다. 행복의 3가지 원칙! 어떤 일을 할 것,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어떤 일에 희망을 가질 것. 이 중에서 어느 하나라도 상실되면 행복해지기 어렵다.  시대에 따라 엄마의 역할도 변화한다. 쿠키 굽는 엄마보다 열심히 일하는 엄마가 더 멋질수는 없는걸까?

분명한 것은 엄마가 행복해야 그 가정이 행복해진다는 것이다. 나는 워킹맘으로서 당분간 아래두 권의 책에서 내 인생의 행복에 대한 답을 찾아보려고 한다. 혹시 여러분이 주실 조언이 있다면 언제든 환영한다.

행복의조건하버드대학교인생성장보고서
카테고리 인문 > 심리학
지은이 조지 베일런트 (프런티어,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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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에게일이란무엇인가비즈니스정글보다더위험한스위트홈에대하여
카테고리 자기계발 > 자기능력계발
지은이 레슬리 베네츠 (웅진윙스, 2010년)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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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아기엄마 항상 여자든 남자든 혼자 스스로 어른으로서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인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저는 토종 한국인이고 한국에서 쭉 살다가 남편의 일로 미국에 와서 지내고 있는데 친구들이나 사회적인 관계, 경제적 자립 아무것도 없이 집안에서 하루종일 아이만 쳐다보고 있으려니 자꾸만 제 자신에 대해 회의감이 들고 제가 누구였는지 어떤 일을 하며 지냈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꼭 일을 하고 대학에서 공부를 할 생각을 꼭 가지고 있었고 그게 저의 꿈인데 상황이 참 여의치가 않네요. 저도 미도리님 처럼 직장에서 일하며 자기계발하고 딸아이가 커서 "엄마처럼 될거야"란 말을 할 정도로 아이에게도 열심이고, 자기 일에서도 열심인 멋진 커리어우먼 엄마가 되고 싶습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저 책 두권 꼭 읽어봐야겠어요.. 항상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2011.09.30 09:58 신고
  • 프로필사진 babbong 아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참 어려운 문제 같습니다.
    제 가까운 지인은 부모님이 맞벌이 부부여서
    어렸을 때 평일에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 때의 기억때문에 외로움을 많이 타고 애정결핍을 느낀다고 하네요.
    (물론 이것이 어머니가 일을 한 것이 원인이 아니겠지만요.)

    문제는 우리나라의 직장이 9 to 6인 곳이 많다면 큰 문제는 아니겠지만,
    대부분 야근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이 걸리네요.(성실하고 일 많이 하는
    한국인의 정서가 통상 그러하니...)

    요약하면, 일과 아이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하지만,
    한국의 직장 중 워킹맘을 위해 일을 조율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이렇게 쓰다보니 결국은 기업 차원의 문제일 수 있겠군요.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요.
    2011.10.01 01:40 신고
  • 프로필사진 Zet 저기 바깥 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인 생활상 및 급속 경제성장에 연관지어 아시아 여성들이 결혼을 마다하는 이유를 설명하더라고요. 결혼 시기도 점점 늦춰지고 있고.. 저도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인데, 많은 생각이 드는 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의 뜻으로 관련글 몇개 링크해두고 갑니다. :)

    참고1) Asia's lonely hearts
    http://www.economist.com/node/21526350

    참고2) The flight from marriage
    http://www.economist.com/node/21526329

    참고3) Asian women put off marriage
    http://www.cnngo.com/explorations/life/its-official-spinster-ratio-asia-rise-130718
    2011.10.01 14: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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