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987년 첫 발간 후 36개국에서 1100만부가 팔린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대표작 ‘상실의 시대’(원제:Norwegian Wood)의 개봉이 4월 20일인줄 내가 모르고 지나다니! 아뿔싸. 이 블로그에 상실의 시대 영화화에 대한 미도리의 기대(2009/05/21)라는 포스팅을 한 지 꼬박 2년이 걸려서야 한국에서 개봉한 것이다.

아~ 이 블로그의 주제와 내 닉네임의 출처인 이 영화의 한국 개봉을 나는 얼마나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말이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클까봐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왕가위 감독이 '상실의 시대'를 영화화하겠다는 것을 거절한 바 있는 하루키는 트란 안 훙 감독의 끈질긴 설득으로 영화를 허락했고, 직접 각본에 참여했다니 조금 안심이 되기도 한다. 그가 영역본에 얼마나 까다로운지를 안다면 영화 각본을 직접 맡은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게다가 트란 안 훙 감독은 시클로(1995), 그린 파파야 향기, 1994> 등으로 독특한 영상세계를 갖고 있으니 조금은 믿어볼 수 있겠다. 게다가 주제곡이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이라니 ㅠㅠ

미도리와 와타나베의 첫만남. 원작에서 미도리는 단발이 아닌 숏커트였고 와타나베는 햄버거가 아닌 오므라이스를 먹고 있었다.

트란 안 홍 감독이 원작을 거의 살렸고, 하루키 스타일을 사실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영상으로 표현해냈다는 형가인걸 보면 낙제점은 아닌것 같다. 캐스팅은 와타나베와 미도리는 합격점 수준, 나오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평이 많은듯하다. 내가 가장 관심이 가는 미도리 역은  한국계 모델 출신 미즈하라 키코가 맡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남자 주인공은 데스노트와 린다린다린다에 출현한 마츠야마 켄이치다. 한국의 모 사이트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서 남자 주인공인 '와타나베'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로 강동원이 41%로 1위를 차지했단다.( 관련 기사 ) 아~ 둘다 내 스타일이잖아....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인터뷰에서 이 영화를 본 소감을 "영화화 된 것을 보고 ‘상실의 시대’는 사실은 여성이 중심이 된 이야기였다고 문득 느끼게 됐다. 소설을 쓸 때는 1인칭 남자 시선으로 보고 있으니 와타나베라는 한 청년의 편력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많은 독자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화된 작품을 보면 이 스토리의 중심은 여성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시점으로 써도 재미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다른 시점으로 보니 새로운 흥미가 생겨났다."고 말했다고 한다.

영화를 보기도 전에 이렇게 먼저 기대를 하는 건 좀 웃기지만, 보고나서와 비교를 해보는 것도 재밌을듯.
'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이라고 말하던 쿨한 와타나베도 정말 기대되고. 예고 편을 보니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미도리의 집과 옥상 불구경의 키스씬, 종알종알 딸기 쇼트케이크와 봄날의 곰 대사를 읊는 사랑스런 미도리, 나오코와 사랑을 키우던 산책 장면, 요양원에서의 섹스, 그리고 책에서는 기대하지 못했던 비틀즈의 음악까지! 정말 기대가 한가득입니다. 꼭 챙겨볼라구요!

1960년대 후반에서 1970년대 초반에 이르는 나날은 우리에게 이른바 ‘멀미나는 시대’였습니다…여기서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의 의미입니다. 동시에 시대를 감싼 분위기라는 것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사람을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아의 무게에 맞서는 동시에 외부 사회의 무게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 무라카미 하루키가 보낸 <한국의 독자들에게>중에서

상실의 시대
감독 트란 안 홍 (2010 / 일본)
출연 마츠야마 켄이치,키쿠치 린코,미즈하라 키코
상세보기



[관련 포스팅]
2009/05/21 - [My Story] - 상실의 시대 영화화에 대한 미도리의 기대
2010/09/01 - [Bookmark] -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을 완독하고 나서
2009/09/27 - [Bookmark] -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BOOK 1(4월~6월)
2009/06/19 - [Online Branding] - 트위터하는 무라카미 하루키
2009/03/29 - [Blog Life] - 까닭없는 비난에 대한 위로
2009/01/13 - [Blog Life] - 블로거들이 하루키에게 꼭 배워야 할 덕목
2008/09/17 - [Bookmark]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小碻幸)

   
              미도리 블로그를 구독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댓글
  • 프로필사진 Qeem Che 미도리님! 올만에 뵙는군요. 우선 트랙백 감사합니다. 상실의 시대는 저 또한 상당히 기다려온 작품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개봉날 바로 영화를 봤지만, 이 영화에 대한 실망감보다는 한 번더, 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하루키적 세계를 아무리 영상미가 뛰어난 트란얀홍 감독이라 할지라도 완벽하게 재현해낼 순 없을터, 그는 원작을 얼마나 살리는가에 초점을 두었겠죠. 그걸 첫번째 봤을때 느꼈습니다. 소설에 나오는 대사 사용등,,,
    아마 두 번째로 이 영활 보게 된다면 주인공 한 명 한 명에 초점을 맞춰 그들의 상실감을 맛보고 싶어지네요. ^^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아! 그리고 페북 친구요청했었는데...혹시 시간됨 받아주시죠 ㅋ

    참고)어느 영화평론가는 이렇게 이야기했더군요. "너무 늦게 나왔다. 지금 이 시대의 어린아이들이 과연 와타나베와 나오코의 상실감을 느낄 수 있을까?" 라구요.
    2011.04.26 23:40 신고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