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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 밤 10시 55분에 방송된 MBC 스페셜에서 '타블로' 1편을 보았다. 오래전부터 애정과 관심을 갖고 이 사건을 지켜보던 나로선 일개 연예인 안티팬의 폭동쯤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병폐에 대한 사회적 관점의 진단이 궁금해서였다.


타블로라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명민하고 재능이 많은 한 사람이 있다.
고등학교 시절 방황하며 남들처럼 제대로 된 과정을 거치며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그가 미국 명문대인 스탠포드와 예일에 동시 입학허가를 얻는가하면, 입학 후 (자국어도 아닌) 영어 에세이에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보여 담당 교수의 극찬을 받고 3년반만에 조기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엉뚱하게 음악을 시작했다. 그의 음악은 대박 히트하여 힙합 음악의 선두적인 입지를 굳히고 게다가! 여배우인 강혜정과 결혼까지 했다. 어찌 질투나고 샘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래 이해한다.

나는 그의 음악과 책을 듣고 보면서(2008/12/21 -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③ 타블로의 '당신의 조각들') 그가 지도 교수의 평가처럼 '날선 예리한 감성과 통찰력'의 소유자라는 것을 엿보았다. 한국의 음반 유통과 소속사 체제에 반감을 품과 자신들끼리 맵더 소울이라는 회사를 차려 고생을 사서하는 선구자적 면모도 보여줬다. 소셜미디어의 활용에도 능해 나도 친근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2009/04/08 - 에픽하이, 블로그에 미쳤다) 여러가지 면에서 그는 분명 비범하다. 그렇게 열심히 치열하게 살아온 그를 사람들은 왜 지옥의 나락으로 끌어내리려고 하는 것일까?

MBC스페셜, '타블로, 스탠포드를 가다'  

MBC스페셜은 '타진요'를 대상으로 소송이라는 최후 수단을 택한 그에게 '스탠포드 동행'을 제안하고 타블로는 이를 수락한다.(타진요는 동행을 거부했다. 이 대목은 그들이 이 사안을 믿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가장 큰 증거다.) 이날 MBC스페셜은 동시간대 공중파 시청율 1위(12.3%)를 기록하며 케이블TV의 수퍼스타K(13.87%)보다는 조금 낮았다. PD가 여성이라서 그런지 조금 감성적으로 흐른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이 프로는 타블로의 편을 들지 않으려 많이 노력했다고 보여진다. 

이 날 방송을 통해 타블로가 보여준 수많은 증거들(같이 공부한 친구들, 학생처, 담당 교수 인터뷰 등)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타진요는 '자신들의 상식'으로 또다른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타블로가 스탠퍼드를 졸업했다는 증거는 무수히 많다. 그가 아무리 많은 증거를 들이댄다해도 믿고 싶지 않은 사람들은 끝까지 믿지 않을 것이다. 


'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이하:타진요, 회원수 13만명)로 대변되는 '상식이 통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말에는 누구나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고 '상식'이라는 자기들만의 잣대로 타인을 평가하고 그것도 모자라 칼로 난도질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한국 사회에서는 정당한 노력을 한 사람보다는 '부모 잘 만나서', '운을 잘 타고 나서' 유학 가고 군대 면재받고 하는 '엄친아'들에 대한 피해의식이 주효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나는 이렇게 뼈 빠지게 노력해도 안되는걸 저 자식은  뭘 저리도 쉽게 손에 넣는가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을 것이다.(누구나 타인의 성공은 쉽다고 생각한다.) 심지어는 병역 기피, 학력 위조 등의 굵직한 사건이 터져나올때마다 그러한 사회적 증오는 더 키워졌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비단 인터넷 문화에 한정할 것은 아니다. 이들은 대항하는 것은 바로 '우리 사회의 불신'이 아닐까?

인터넷의 개방성 무시한 경악할 만한 카페 운영 방침


이번 방송에서 나는 카페에 대해서 또다시 시궁창 같은 한국의 인터넷 카페 문화를 알게 됐다. 방송을 보기전 나는 그 카페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설마 그렇게 엄격한 '물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카페 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티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류하는 곳이 아닌가? 그런데 타진요에서는 타블로의 의혹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견을 제시하거나 의문을 제시하는 것만으로 단 몇 분만에 '강퇴'를 당하고 내쫓긴다고 하니 이 카페에서는 계속 편협한 한쪽 의견만 오가는수밖에 없다.(반대의견을 가진 사람은 타사모로 카페를 재구성했다고 함.)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왓비컴즈'라는 카페 운영자의 무소불이의 권력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인터넷의 힘은 오픈과 개방에서 나온다. 이를 무시한다면 사람들에게 이제 더이상 어떤 동의도 구하기 어려운 것이다.

누가 그에게 잃어버린 것들을 보상해줄 것인가?
이 방송을 보고 난 내 머리속을 뱅뱅도는 것은 '타블로'에 대한 연민보다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은 경쟁과 엘리트주의에 대한 반감, 사회 저변의 뿌리깊은 불신이 어떤 한 사람에게로 폭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었다. 이는 연예 가십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병폐를 드러내는 사건인 것이다.

더불어 만일 타블로의 주장처럼 모든 것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하는 문제만이 남는다. 누가 그에게서 신혼의 달콤함과 아이의 젖병을 데우던 그 소소한 기쁨을 빼앗아갔는가?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파멸시킨 사람들은 그에게 어떤 보상을 해줄 것인가? '타진요'를 지지하던 그많은 사람들은 타블로라는 마녀 사냥을 통해 어떤 대리 만족을 했던 것일까?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타블로 관련 트위터 멘션]

타블로가 남긴 마지막 트윗


혹, 못보신 분들은 'MBC 다시 보기'로 꼭 시청해보시기 바란다. 아직 본론은 나오지 않았다. 다음주 2편을 기대해보자.

[관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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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비밀댓글입니다 2010.10.03 18:12
  • 프로필사진 wiseman 그래도 안 믿는 분들을 보면 참 놀랍습니다. 눈과 귀를 틀어막고 안 듣고 안 보겠다는 말밖에는 안됩니다. 부학장과 학교 신문이 동문으로 인정하면 되는 것아닌가요? 그 이상의 증명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요? 없는 석사학위 논문을 만들어내라고요? 2010.10.04 07:55 신고
  • 프로필사진 마법사3 그래서 언론이 무서운 것입니다 TV에서 보이는 것만 믿게되죠. TV에서 나왔는데 못믿냐?라고 말이죠. 엠비씨에서 처음 교수로 나온 여성은 직원입니다. 블랙은 2007년 스탠포드로 온 사람으로 부학장이 아니라 교육부장(직원)입니다. 엠비씨는 자막으로 사람들을 오도한것입니다. 2010.10.04 09:18 신고
  • 프로필사진 타진요의 불쌍할 정도의 몰상식과 파렴치함은 일반 대중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르렀다. 오죽하면 코갤러께서 우리보다 더한 병신이 존재해선 안된다며 신상을 캐는가? 2010.10.04 14:01 신고
  • 프로필사진 모래알 가수로서의 음악성을 보는게 아니라, 학력을 내세워 광고한 언론이나 사회풍토도 문제지만, 적개심을 품고 작은 의혹을 부풀려, 누군가에게 상처를 내려고 하는 이들도 문제인듯하네요..루저같은 느낌이에요..남에게 상처를 낸다고 해서 자신의 상처가 없어지지도 가려지지도 않아요... 2010.10.07 02:07 신고
  • 프로필사진 Hwoarang 댓글의 질투의 힘이라는 말에 공감이 갑니다. 결국 자기가 믿고 싶은대로 믿었던 그들이 빨리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넷 문화의 통제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긴 하지만 그것보다는 먼저 이 문제를 털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2010.10.09 07: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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