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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수록 지나간 역사에 관심이 많아진다. 역사는 순환하며, 과거의 역사를 통해 오늘의 교훈을 얻는다는 말은 더 이상 진부한 말로 다가오지 않는다. 내가 몇 년 전인가 사내홍보를 담당했을 적에 사보관련 기획 아이디어가 고갈되면 자료실로 가서 아주 옛날 사보를 뒤적거려보곤 했다. 내가 참신하다고 생각한 기획이 그 속에서 모두 반복되고 있는걸 보고 아연실색했던 기억이 난다. 내가 생각했던 것은 남들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은 것. 다만, 과거와 달리 어떻게 현재에 맞게 재구성하고 재해석하느냐가 다를 뿐이다. 회사의 30년 역사를 정리하고 디지털라이징하여 온라인 역사관을 구축하는 지치는 노가다 작업을 하면서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과거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한번 깨닫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네이버의 디지털 뉴스아카이브는 무척 반갑다. 76년부터 86년까지 경향신문, 동아일보, 매일경제 3개 신문을 모두 디지털라이징하여 검색이 모두 가능하게 하고, 한자 변환 작업 등의 기술 개발과 500명의 인원 투입했다고 하니 과연 네이버이기에 가능한 '과거에 대한 투자'가 아닌가 한다. 언론사들이 자신들의 콘텐츠를 보물처럼 껴안고 유료서비스를 고집할 때 네이버는 사뿐히 무료 공개를 단행했다. 네이버가 언론사가 아니라고 선언했지만 하는 역할을 보면 언론사보다 낫다. 네이버가 지금까지 얄미운 짓을 많이 하긴 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착한 일을 했다고 칭찬해주고 싶다. 역시나 네이버 내부에서만 퍼갈수 있고 메일 발송이 안되고 외부 플랫폼에 개방적이지 않은 건 아쉽지만 말이다.

어제에서 배우는 내일, 새로운 가치의 재발견
메이킹 필름에서 말한 '가치의 재발견', '어제와 단절된 오늘은 없다.'라는 말에 공감한다. 과거의 우리는 앞만 보고 달리느라 과거를 추억하는 것이 사치이고 낭비라고 하는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과거를 추억하거나 집착이 아니라 더 나은 내일을 위한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당신이 만약 옛날 신문을 뒤적여본다면 분명히 당신의 현재에 많은 도움을 얻게 될 것이다.

재미로 1980년 1월 16일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한번 찾아보았더니, 경향신문에서는 당시에도 요즘과 마찬가지로 부동산 투기 과열을 우려하고 엄마들의 치맛바람을 '과잉 여권'으로 규정하고 상습 도박단이 구속되고, 인플루엔저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고 용평 스키장에서는 스키강좌를 광고한다. 4단짜리 '청개구리'라는 카툰이 정겹다. 80년 즈음에 가장 큰 혁신적인 사건은 컬러TV방영 개시였다. 컬러TV방영으로 흑백TV가 고물상 신세를 지고 패션, 컬러 산업이 뜨고 배우도 얼굴이 중시되는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재밌다. 오늘도 그렇게 역사는 반복되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어렵게 구축한만큼 단순히 정보 검색용에 그치지 않고 꾸준히 사용자들에게 어필 할 수 있는 매개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디지털뉴스 아카이브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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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Fallen Angel 아주오래전에 신문을 오려 스크랩 해두든게 기억이 나네요..ㅎ.ㅎ. 2009.05.11 22:51 신고
  • 프로필사진 대따오 오호.. 그렇군요.
    전 이런 기능이 있는것도 지금 알았어요.
    저도 저희 가족의 생일이나 뭔가 의미있는날.. 한번 잘 찾아봐야겠어요.
    그런날만 알아보는건..너무 얍삽한가요..^^
    2009.05.12 00:26 신고
  • 프로필사진 똥깡 트랙백 타고 왔습니다 ^^
    많은 분들이 고생하신 서비스지만
    말 한마디에 아쉬움이 커지는 서비스라고 생각합니다

    블로그 잘 보고 갑니다 ^^
    2009.05.12 00:43 신고
  • 프로필사진 김준 제 블로그에 덧글을 쓰신 한 이웃분은.
    기대하고 태어났던 날 신문을 찾아봤는데
    그날이 마침 일요일이라 신문이 발행이 안되었었다는... -_-;
    2009.05.12 01:24 신고
  • 프로필사진 흰소를타고 제가 태어난 날에는 농토가 너무쇠약해서 증산에 문제점이 있다는 것이 헤드라인이네요 ^^;;
    음... 출생부터 범상치 않았군요 --ㅋ
    2009.05.12 01:44 신고
  • 프로필사진 황코치 털썩~ 76년부터 서비스가 되나요? ㅠㅜ 전 패스네요... 알바생들이 수고 좀 했을 듯 싶습니다 ~ 2009.05.12 10:14 신고
  • 프로필사진 신난제이유2009 이거보고 깜짝 놀랬어요. 허허허.
    이런건 언론사들이 앞장서서 했으면, 정말 인식이 달라질 아이템인데 말이죠.
    흐흐. 저 태어났을때도 당장 검색검색. ㅋ
    2009.05.13 01:12 신고
  • 프로필사진 의리 저도 찾아봐야겠습니다. 2009.05.13 05:46 신고
  • 프로필사진 환유 네이버는 얄밉지만 이런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한다는 건 솔직히 구미가 당기네요.
    제가 태어난 날에는 지하철 2호선이 전면 개통되었다네요..ㅎㅎ
    2009.05.13 09:54 신고
  • 프로필사진 percy 방문해주시고 트랙백 걸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돌님 포스팅 자주보고있어요 2009.05.14 10:04 신고
  • 프로필사진 수레바퀴 정말 멋진 서비스죠? 현업 기자로서, 신문 그리고 신문지면에서 다루는 뉴스들이 이렇게 훌륭한 가치를 갖는다는건 뿌듯한 일입니다. 역사적 기록을 보여주는 뉴스(기사)가 이렇게 수십년, 수백년이 흐른 뒤에 다시 보여질 수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는 저널리즘의 사회적 책임, 신뢰도를 높이는 부분에 대해 열과 성을 다해야 할 거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국내 언론이 부끄러운 점이 많으니까요.

    좋은 포스트 잘 보고 갑니다! 미도리님~
    2009.05.14 11:24 신고
  • 프로필사진 황상밝은꽃 트랙백보고 왔습니다.
    같은 주제로 글을 써도 정말 잘 쓰셨네요. 자주 오겠습니다!
    2009.05.15 16: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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