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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는 부모가 둘 다 국어교사라서였는지 어렸을 적부터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뜻대로 잘 되지 않아 생계를 위해 재즈 카페를 몇 해 동안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스물 아홉이 되던 해 어느 날 야구 경기장에서 문득 '무언가 쓰고 싶다'는 운명적인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 길로 문구점에서 만년필과 원고지를 사서 한밤중에 부엌 테이블에 앉아 매일 조금씩 문장을 써내려갔다. 이렇게 해서 완성된 그의 처녀작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가 『군조(群像)』지의 신인 문학상을 받게 되면서 등단하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억세게 운이 좋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서른 두 살부터 카페 문을 닫고 전업 작가를 하게 되면서 그의 생활은 그야말로 금욕적이고 절제된 생활로 바뀌었다.
밤 10시에 자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매일 아침 달리기를 한 덕에 마라톤 풀코스를 뛸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산책하고 마당에 먹거리를 심고 클래식 음악을 열심히 들었다. 유명 작가가 된 후에도 원고를 쓰고 조깅을 하고, 하루 일과를 부지런하고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습관을 버리지 않게 된다.
 
열정과 근성을 가진 소설가, 하루키

마라톤 하는 하루키

그림: 안자이 미즈마루

보통의 소설가나 문학가들이 골방에 틀어박혀 줄담배를 피워대며 두분불출하는 이미지가 연상되는데 짧은 러닝팬츠를 입고 마라톤을 하는 소설가란 아무래도 좀 상상하기 어렵지 않나 싶다.

나도 처음에는 마라톤을 하는 하루키가 좀 생뚱맞아보이고 이해가 가지 않았었다. 마라톤에 대한 하루키의 인터뷰를 보면 "소설을 쓰는 과정이란 정말 머리 속이 하얗게 느껴질 정도로 힘들고 고된 작업이며 대단한 체력과 인내력이 요구된다. 모처럼 소설가가 되었으니 끝까지 해낼 수밖에 없다고 작정한 그 무렵에, 그렇다면 체력과 인내력을 키우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모색했다. 그것이 달리기였다."고 말한 것을 보고 조금 이해가 갔다.

좋아하던 담배도 끊고 거의 30년동안을 일주일에 엿새, 하루 평균 한 시간 정도, 쉬지 않고 달려왔다고 한다. 일년에 달리기를 쉰 날은 불과 며칠 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 끈기가 정말 대단하다. 그가『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라는 책에서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 마라톤을 선택한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하루키의 글이 확실히 초반보다는 운동을 하고 난 후반의 것이 더 유쾌하고 건강하다고 느껴진다.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수도 있지만. 

끈기있는, 오래가는 블로거가 되자
하루키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이기도 하지만 마라톤에 대해서 이렇게 길게 이야기를 하는 것은 블로그와 마라톤의 공통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이다.  
블로그는 생활의 기록이므로 매일 매일 조금씩 조금씩 로그를 쌓아가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성공적인 블로그 운영 방법에 꼭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꾸준하라'라는 덕목이다. 잠깐의 방문자 증가에 현혹되어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체력을 비축해가면서 꾸준히 정진하다보면 어느 날 본인도 모르게 어떤 경지에 이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는 끊임없이 콘텐츠를 생성해야한다는 면에서 작가들과 작업과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독자를 의식해야한다는 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작가들과 마찬가지로 블로거들도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앎을 드러내기도 하지만 블로그를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기도 한다.

풀 타임 블로거라면 수익 창출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직업이 있는 블로거라면 나름대로 자신만의시간 관리 방법이 필요하다. 한 두달이 아니라 수 년 이상의 기간을 목표로 관심 주제에 대한 애정을 갖고 끈기 있게 꾸준히 블로깅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의 수익이 따라올 것이라고 믿는다.
이웃 블로거인 레이님이 '블로그는 무조건 오래하는 것이 장땡이죠'라는 말을 했는데 그만큼 초기에 블로그를 시작한 사람 중에 아직도 지속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매일 매일 블로그를 지속할 수 있는 체력과 끈기를 가지는 것, 이것이 프로작가인 하루키에게서 우리가 배워야 할 덕목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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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9/17 - [Bookmark] - 무라카미 하루키의 '작지만 확실한 행복' (小碻幸)
2008/07/28 - [Bookmark] - 블로그는 문화적 제설작업이다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사상,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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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정용민 저도 대학시절 하루키 때문에 이상한 짓을 하는데 재미를 들이기도 했었지요.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숫자를 세거나..스파게티를 큰 솥에 끓이는데 재미를 붙이거나...LP판을 기웃거리기도 하고...

    오랜만에 하루키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재미있네요. 작년 하와이 휴가를 갔었을때도 호텔 밑 공원도로들을 내려다보면서 하루키가 어디선가 뛰고 있겠군 했었지요.

    감사합니다. 하루키 이야기. :)
    2009.01.13 10:31 신고
  • 프로필사진 태산 정말 옳으신 말씀입니다. 저도 하루키를 정말 좋아하고 있었는데 완전 공감입니다.
    몰래 구독하면서 처음 댓글을을 다는 1人입니다. ^^;;
    2009.01.13 10:34 신고
  • 프로필사진 메이블☆ 맞아요 저도 처음에 블로그 시작했을 때 며칠 하다가 어떻게 해야할 지도 잘 모르겠고..
    방황을 했었는데..사진 포스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다른 블로거분들이랑도 교류하고 슬슬 재미를 붙이다보니 그래도 벌써 5달째가 되어가네요 ㅋ
    정말 꾸준히 하려면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ㅋ
    근데 블로그 포스팅 하는것도 재미있지만 댓글을 달고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는게
    참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이렇게 말이죠. ^^
    2009.01.13 16:00 신고
  • 프로필사진 명이~♬ 역시, 꾸준한게 최고지요...ㅎㅎ 저도 역시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제 블로그 6개월차..지만, 꾸준함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껴갑니다. 특히 이번에 개인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지니 글을 읽고도 댓글을 쓰지 못하겠더라고요..^^;;

    그래도, 역시..제가 아는것들 중에 제일 재밌는건 블로깅!!! +_+
    미도리님, 감기 조심하시고 yo!
    2009.01.13 16:06 신고
  • 프로필사진 쭌's 역시 꾸준함이였군요...

    블로그에 관련된 책들의 공통점 또한 '꾸준함 과열정..그리고 컨텐츠'라고 말하고 있더군요...
    지치지 않도록 노력해야 겠군요... 감기 조심하세요 ^^
    2009.01.13 21:56 신고
  • 프로필사진 스팟 국민학교 생활기록부에 적혀 있던 말...

    끈기가 부족하여 ㅜㅜ
    2009.01.14 00:37 신고
  • 프로필사진 먹는 언니 꾸준함의 힘을 알고는 있지만 그것만큼 힘든 것도 없다는 것 역시 알고 있습니다.
    하루키 대단하네요....
    2009.01.14 00:47 신고
  • 프로필사진 imi316 '무조건 오래하는것이 장땡이죠'라는 말이 너무 와닿네요_^^
    저도 블로그를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_
    블로그 하면서 내 자신이 얼마나 나태해졌는지 비춰볼수있는 도구가 되기도 하더라구요^^
    정말 좋은 글이네요_미돌님 블로그에 오면 늘 받는 느낌이 든다니까요~ㅎㅎ감사합니다~^^
    2009.01.14 01:06 신고
  • 프로필사진 파란선인장 잊었던 것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글이네요^^
    고맙습니다. 잘 읽고 갑니다.
    2009.01.14 01:24 신고
  • 프로필사진 이연주 하루키씨를 좋아해서 그의 수필과 소설을 열권 넘게 가지고 있는데
    하루키씨는 저랑 어딘가 닮은것 같아요
    달리기를 좋아하고(난 웨이트트레이닝이 조금 더 좋지만),
    클래식을 좋아하고(하루키는 재즈를 더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좋아하고, 술을 좋아하고 등등
    어쨋든 잘 읽고 갑니다
    2009.01.14 10:46 신고
  • 프로필사진 시앙라이 오랜만에 들렀는데 좋은 내용 잘 읽고 샤샤샥
    스킨이 참 이쁩니다~^%^
    2009.01.14 12:41 신고
  • 프로필사진 이현석 블로깅 꾸준히 안한다고 방문자들에게 혼나고 있습니다 ^^;
    좋은 글 잘 보았습니다.
    2009.01.15 20:02 신고
  • 프로필사진 샴페인 저처럼 블로그를 집 나간 강아지 생각하듯 가끔 업데이트하는
    사람들에게는 콕 찔리는 포스트군요. ^^;;

    하지만 저는 지금의 스타일을 유지할 겁니다. 쓰고 싶을 때
    쓰는 제멋대로 블로그... ^^
    2009.01.20 08:17 신고
  • 프로필사진 샴페인 제가 아직 진짜 블로거가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제가 이전에 가지고 있던 웹페이지에 제가 생각하기에 쓸만한 글들이 좀 있는데 그걸 좀 블로그로 옮겨올 계획입니다. 그러면 좀 포스팅 빈도수가 지금보다 나아질 것입니다. ^^ 2009.01.20 15:57 신고
  • 프로필사진 필그레이 미도리님 글은 하나하나가 정성이 묻어나요.^^ 저는 그냥 일상기록정도로 끝나버리기도 하고 그런쪽으로 치우치는 경향이 있어요.ㅜㅠ 반성하게 됩니당.흑.

    하루키는 저도 참 좋아하는 작가예요.^^ 끈기...얼마전 블로그 2주년이라고 쓰면서 얼마나 오래할 수 있을런지 생각해보았답니다.끈기있게 무언가를 이뤄본 적이 까마득해서그런지...블로그만큼은 좀 끈덕지게 오래 가보자..다짐했답니다.하하.ㅎㅎ
    2009.02.12 15:48 신고
  • 프로필사진 흰소를 타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미처 읽어보지 못한 글인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
    저도 끈기 있게 하려구요 ㅎㅎ
    2009.04.27 13:10 신고
  • 프로필사진 -레이- 하루키에 빠져사는 저도..엄청 끄덕거리며 이 글을 읽었답니다.
    소설가에 대한 찌든편견을 한번에 날려버린 놀라운 하루키선생.

    중간에 이웃블로거 '레이'님 이야기에 진짜 깜짝놀랐네..
    역시 세상엔 레이찰스와 에반게리온 레이를 좋아하는 분이 많으니까요.
    놀라면 안되겠지요.^^
    암튼 전 미돌님의 이웃블로거는 아니지만,

    티스토리 블로거 초보(대왕완전초보!)로서,
    좋은 마음가짐 읽고 갑니다. ^^ 꾸벅.
    2009.04.28 12:02 신고
  • 프로필사진 마루 오늘날 블로거들에게 생각해 볼 만한 의미있는 메시지가 담긴 좋을 글입니다.
    지치지 않는 열정! 오래동안 독자와 더불어 함께 할 수 있는 블로거가 반짝스타가 아닌 진정한 국민배우 같은 동격이 아닐련지...........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행복한 밤 되세요.
    2009.05.22 00:41 신고
  • 프로필사진 karv maga 이 문서 것! 2011.02.17 00: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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