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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에 미국의 유명한 블로그 기반 온라인 미디어인 테크크런치(http://www.techcrunch.com/)
에 실린 한 포스트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Death To The Embargo - Tech Crunch(12/17)

첫 마디가 "PR firms are out of control."인걸 보면 그동안 얼마나 이들에게 시달렸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는 한마디로 "PR 담당자들이 지키라는 엠바고 따위는 앞으로 철저히 무시하겠다"는 말이다. 온라인 미디어는 기성 언론과는 달리 통제 불가능하다는 것을 단편적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도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갈수록 증가하는데 소위 '관리'가 쉽지 않아 기업들이 고민에 빠졌다.

여기서, 그럼 테크크런치(TechCrunch)가 어떤 미디어인지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변호사 출신의 마이클 아링턴이 운영하는 테크크런치(TechCrunch)는 start-ups 닷컴 기업에 대한 프로파일링 전문 블로그로 IT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블로그 중 하나다. 테크크런치는 2005년에 시작한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피드버너를 통한 RSS 구독자가 100만명을 돌파(물론 영어이기 때문에 가능한 숫자죠 ^^;)한 RSS 구독자가 가장 많은 블로그이며 여기에 기사를 게재해달라는 기업들의 전화로 몸살을 앓을 지경이다. 이미 글을 쓰는 것과 광고 등 운영을 분리하여 독립적인 미디어로서의 역할을 수행을 선언한 바 있다. 
 
테크크런치는 블로그가 미디어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마이클 아링턴은 비록 성격이 다혈질이라 여러 논쟁을 불러일으키기는 해도 그의 글 쓰는 솜씨는 무척 훌륭하고 또한 열정적이다. 
테크크런치는 팀 블로그로 매년 광고 수익으로 상당액을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블로그라는 속성이 지속적인 포스팅 압박이 있어 하루에 올리는 건수가 20개가 넘는다. 대단한 포스팅 갯수다.  

이로 인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마이클 아링턴이 NYT와의인터뷰에서 "지난 3년 동안 30파운드나 살이 쪘고,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렸다"고 말했다. 게다가 블로그가 웬만한 벤처기업 수준으로 커지면서 그의 집은 이미 4명의 직원을 둔 사무실로 변해 버린 상태다. 그는 "때가 되면 신경 쇠약에 걸려 병원 신세를 지거나, 뭔가 다른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이건(블로깅) 지속할 만한 것이 못된다(This is not sustainable)"고까지 했다니 곧 절필을 하는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다.
(추가 업뎃: 1월 28일 절필 선언)

테크크런치와 같은 매시간 마감이 계속되는 온라인 미디어의 등장으로 실시간 속보 체제가 더욱 가속화되면서 이 같은 엠바고 파괴 현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엠바고란 상호 간의 신뢰를 담보로 미리 기사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이를 어길 경우 기사를 제공하지 않는 등의 제재가 가해지거나 서로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되어 껄끄러워지므로 특히 미국의 경우는 엠바고에 대해 매우 엄격하다.

한국의 경우 보통 PR담당자가 오전 9시 이전에 기사를 배포하면 엠바고는 11시로 지정되는데 이는 언론사의 기사 마감 시간이 3시인 점을 감안하여 자료를 받고 취재를 할 어느 정도의 시간을 확보해 주는 것으로 일종의 '업계의 룰'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취재 시간 확보'라는 엠바고의 순기능도 있겠지만 블로그와 같이 하루에 수 십개의 포스팅을 하고 마감의 개념이 없는 속보성 강한 중요한 온라인 미디어의 경우에는 더 이상 엠바고와 같은 협의된 룰을 제공받지 않겠다는 말이다.

이는 단지 블로거나 블로거 기반 미디어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기성 미디어(Mainstream Media)가 인쇄에서 온라인으로 점점 변모하게 된다면 엠바고라는 것이 사실상 점점 사라지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전망해 본다.
  
  [관련 글] “엠바고는 죽었다” 미국 테크크런치 선언으로 논란 [미디어] - 광파리의 글로벌 IT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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