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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에픽하이의 노래를 마음에 들어하긴 했지만 타블로라는 개인에게는 별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데 그가 글을 쓴다는 것을 알고부터 관심이 확 쏠렸다. 가수나 연예인이나 에세이를 내고 베스트셀러 작가임네 한 적은 많았어도 그처럼 탄탄하게 문학 공부를 하고 순수 문학 단편집을 낸 건 처음 있는 일인 것 같다.

처음에는 뉴욕에서 독립영화 조감독으로 활동하였는데 이 때 음악의 매력에 빠져 지금은 가수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본업인 가수로 판매한 5집 앨범 판매량보다 이 책은 한 달 판매 부수(14만부)가 더 높다니 정말 대단하다.


외아들로 자라 외롭고 자의식이 강했으며 또 냉소적이었던 스무 살 시절의 흥분과 비밀의 조각들을 담아낸 『당신의 조각들』로 타블로는 서른을 코앞에 두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타블로의 외로운 영혼, 음악,문학,영화 등에 걸친 그의 재능.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자의 자신감에 무척 끌린다. 그의 약력을 간단히 훑어보자면,
            - 본명: 이선웅
-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폐간된 교내 문학잡지 『망원경』을 되살려 편집장으로 활동
- 스탠포드 대학 창작문예(토비아스 울프가 지휘)와 영문학과를 최우수로 졸업/영문학 석사학위 수여
- 연극연출·문학잡지·단편영화 등의 다양한 활동
- 현재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로 평단과 대중의 찬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 MBC FM4U <타블로와 꿈꾸는 라디오>의 DJ

본인들에 대한 악플이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무척 쿨~하다. "사랑받는 만큼 욕먹는다"는 말처럼 그에게도 안티가 많은가 보다.
"닥쳐라, 내가 원하는 걸 하는 거다"
 → 와~ 부럽다. 이런 자신감!
"관심은 갖되 너무 민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라"
 → 이건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말이라 생각해보니 아래 문장과 닮았다.

모든 사물을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 것, 모든 사물과 나 자신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둘 것
그것 뿐이었다. - 노르웨이의숲(상실의시대,1987), 무라까미 하루키


내가 그의 단편을 처음 접한 것은 우리집 1층의 엔젤이너스 커피숍에서다. 그곳은 신간들을 자주 바꿔가며 책 선반에 비치해두고 있어서 커피를 마시면서 조용히 책을 읽기에 무척 좋아서 내가 자주 찾는 곳이다. 내가 타블로의 책에 빠질 수 있었던 건 그 커피숍의 분위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문장은 자의식이 강하고 예리하고 우울하고(특히 가족 관계를 소재로 한 단편), 가끔 충격적이고 파격적(마약 관련 소재)이다. 내가 읽기에는 조금 불편한 감이 없지 않았으나 그 느낌은 신선했다.
본인이 가장 마음에 드는 구절은 "아버지의 숨소리가 들려요."라고. 나도 그 구절은 숨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었다. 영어로 된 글을 한글로 스스로 번역하면서 희생된 언어와 새로 찾게 된 언어가 있었지만 최대한 원문을 그대로 살리려고 했단다.

덥수록한 앞머리에 블랙 의상을 즐겨입고 스트라이브가 경쾌하게 잘 어울리며 머플러를 애용하는, 약간은 시니컬한 소년의 얼굴을 가진 서른살의 청년 타블로. 
"10대의 끄트머리와 20대의 시작 지점에 썼던 글들을 20대를 보내며 정리하는 일은 참으로 묘하다."고 서문에서 밝힌 그는 그 시절을 생각해보면 인생에 있어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다시 돌아가라면 가고 싶지 않단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어찌 그 산고를 다시 겪는단 말인가.

[관련 기사]
Yes24 인터뷰]
[향긋한 북살롱] 이십 대를 마감하는 그에게 큰 선물이 되어준 『당신의 조각들』저자 타블로

세계일보 [스타와 책] 타블로 "비편견은 나의 힘…글쓰기는 나의 운명"

매거진t 에픽하이, 나침반 위의 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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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타블로 (달,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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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크리스마스 콘서트 도 하는군. 음..가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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