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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서부 멋진 성에서 자린 몽테뉴는 할아버지 대부터 이 성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엄청난 장서를 자

랑하는 자신의 원형 서재에서 보내며 독서광이자 애서가, 사상가였다. 그는 글을 쓰는 행위에 대해 "모든 사람을 위한 말걸기"라고 했으며 개인적인 고독감을 덜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에세이의 시초라 할 수 있는 그의 작품 <수상록>은 그전의 심각한 책들에서는 거의 다뤄지지 않았던 이성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이 아닌 자연적인 존재로서의 인간에 대해서 탐구하고 있다. 인간이 개미나 염소나 피론의 돼지[각주:1] 보다 나은것은 이성이 있기 때문이지만 그로 인해 의심, 고통, 근심, 질투, 탐욕에 쉽쌓이기 쉬으므로 이성에 대한 그릇된 신뢰를 경계하고 있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정하고 자신을 온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고집하지 않는다면 훨씬 더 지혜로운 인생을 살 수 있다고 설파하고 있다. 

17개월 간의 긴 유럽 여행에서 많은 나라와 다양한 삶의 방식을 목격한 몽테뉴는 문호적 다양성에 대한 편견과 자아분열을 버리고 세계 시민으로서(소크라테스[각주:2]) 보다 덜 억압적인 주체성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역시 여행은 인간을 성장시키는가 보군. ㅋㅋ
 
몽테뉴는 학문의 즐거움,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 그리고 에피쿠로스와 같이 행복의 조건으로 친구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학문은 우리에게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한다. 그것은 또 불만이나 원통한 마음을 품지 않고 인생을 사는 방법을 가르쳐 준다. P.189

친구란 우리가 가진 많은 것들에 대하여 더 적극적으로 정상이라고 판단해줄 만큼 친절한 사람을 일컫는다. 어찌보면 우정이란 다른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에 맞서는 작은 음모인 셈이다. 에피쿠로스처럼, 몽테뉴는 우정을 행복의 필수 요건이라고 믿었다. P.230~231

우리가 누군가를 친구로 인정하는 것은 상대방이 친절하고 어울려 즐길만한 인물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가 우리라는 존재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이해해줘서이기도 하다.  P.233

몽테뉴는 친구와 함께 했을 때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듯이 책장에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그에게 글쓰기는 특별히 누군가를 향한 것이 아니고 모든 사람을 향한 말걸기였다. 그렇다면 저자들이 말을 걸 사람들을 발견하지 못한 까닭에 씌어진 책들의 수를 감안할 때
서점이야말로 그런 외로운 사람들에게는 가장 소중한 행선지가 아닐까. P234

이 세상에 존재했던 가장 현명한 사람은, 아는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이 아는 한 가지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실 뿐이라고 대답했다. P.226~227

평이하게 글을 쓰려면 용기가 필요하다. 그 이유는 쉽게 통용되지 않는 산문이야말로 지식의 표상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로부터 무시를 당하거나, 어리석은 존재로 폄하될 수 있기 때문이다. P.251

평범한 개인의 삶을 사는 그대로 훌륭한 존재들 못지않게 도덕철학들을 고스란히 삶에 잘 녹여낼 수 있다. P.265

우리의 삶이 아무리 평범하고 시시하더라도 위대한 철학자들보다 못하지는 않다는 것이 몽테뉴의 결론이다. 인간은 방귀를 뀌고, 식욕과 성욕에 좌우되고, 지적인 능력이 조금 떨어진다고 해도, 평범하고 도덕적인 삶을 살고 있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그의 결론이 참 마음에 든다.

블로그에도 저마다의 개성이 있고 자신만의 목소리가 있다.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세상 사람들에게 말을 걸고 있으며, 책을 읽거나 블로깅을 하면서 자신의 앎을 넓혀나가면서 우리는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어느 인생도 시시한 것이 없듯이 어떤 블로그도 시시한 것은 없다. 아~ 정말 위로가 되는구나 ^^

[덧] 주제에서는 약간 벗어나지만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를 꼭 한번 읽어보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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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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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알랭 드 보통 (생각의나무, 2008년 8월 25일 개정판 13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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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리스의 철학자인 피론이 배로 여행을 하다가 사나운 폭풍을 만난 적이 있었는데 모든 승객들이 허둥댈 때 한 승객만이 평정을 잃지 않고 평화로운 표정을 지은 채 구석에 말없이 앉아 있었다. 바로 돼지였다. [본문으로]
  2. 소크라테스에게 사람들이 그래는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그는 '아테네에서'라고 대답하지 않고 '세계에서'라고 대답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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