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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오바마 관련 뉴스가 정치 톱 뉴스를 장식하는 가운데 오늘은 82년생 스피치라이터인 27세(81년생)의 존 파브로(N.H., Jon Favreau)에게로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오바마연설 뒤에는 27세 청년 파브로 있다 ...조선일보(2008/11/28)
What Would Obama Say? ...The New York Times(January 20, 2008)



오바마 진영에서 스물 세살이던 2004년부터 인턴으로 일하기 시작한 파브로는 오바마가 대강 구술하면 이를 문장으로 옮겼다고 한다. 보통의 연설문이나 기고문이 딱딱하고 건조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그 사람의 말투와 철학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글에 맞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평소 생각과 즐겨쓰는 문장이나 말투(his ideas, his sentences, his phrases)를 대입한 오바마스러운 연설문을 탄생시켰다고 한다.

오바마의 커뮤니케이션 디렉터인 로버트 깁스(Robert Gibbs)가 케리 캠페인 진영의 파브로를 오바아에게 추천했다고 한다. 호텔 로비에서 채용 면접을 볼때 오바마는 파브로에게 "연설에 대한 너의 이론은 뭐냐"고 물었고, 파브로는 "그런 것 없다. 그냥 사람들에게 공감을 주는 연설문을 쓰고 싶다"고 답해서 바로 채용됐다고 한다. 역시 블로그와 마찬가지로 스피치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능력'이 최고의 답인 듯하다.

하루 6시간 이상 자본 기억이 없을 정도로 일벌레인 파브로는 오바마와 특정 주제에 관해 얘기를 한 뒤 그의 의견을 참고해 연설문을 작성하는데 이는 생각처럼 간단치 않은 작업이다. 연설문은 곧 대통령의 입이 되기 때문에 스피치라이터는 문구 하나까지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반면 고생에 비해 빛을 보기는 쉽지 않아 사람들이 꺼리는 자리라고 한다.

기업체의 홍보팀에는 스피치 라이팅을 담당하는 분이 있다. 우리 회사의 CEO 스피치라이터를 하시던 부장님(과장때부터 맡아온)은 불규칙한 업무 오더와 부족한 자료 수집으로 매번 밤을 새기를 밥먹듯이 하셨었다. 모두들 겉으로는 고생한다고 말들은 하지만 속으로는 '에이~ 글쓰는게 뭐 그렇게 힘들다고 엄살인가'라고 뒷말을 하곤 했다. 그만큼 남모르는 노고가 필요한 직업이 스피치라이터이다.
 
글이란 기초 자료가 부실하면 여지없이 헛점이 드러나기 때문에 글을 작성하는 시간보다 사전 조사나 검토 단계의 시간이 훨씬 더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료가 부족할수록 글이 어려워지고 공감하기 어려워진다. 파브로의 연설문은 다소 시적이면서도 쉽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힘이 있다. 
 
"진보의 미국도, 보수의 미국도 없습니다. 오직 '미 합중국'만이 있을 뿐입니다."(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기조연설)
 
멋지다. 어떻게 이렇게 심플하게 메시지를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역시 가장 쉬운 글이 가장 멋진 글이다.

[덧1] 조선일보의 기사는 많은 부분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채용하였음에도 출처를 밝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내가 모르는 무슨 계약 관계 같은게 있는지는 모르지만..

[덧2] 세간의 관심이 무섭긴 무서군요. 페이스북에 오른 사진으로 구설수에 올라 끝내 사직한 존 파브로. 내 보기엔 가슴을 만졌다고 보기도 어렵고 왼손을 대고 있는거 같은데..참..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매지 말라고 하더니..그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마찬가지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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