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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OMO LC-A , 2004

책 제목부터 독특했다. 여행에도 기술이 필요한가?
 이 책을 읽고나니 '왜 우리는 여행을 하는가'로 제목 붙일 수 있겠다.

내가 좋아하는 몇 안되는 예민한 작가 알랭 드 보통이
(번역자의 표현에 따르자면 '색다르고 예민한 친구')
여행 장소에 대한 추억과 여행을 준비하기 위한 장소(공항, 휴게소 등),
런던, 암스테르담, 마드리드, 시나이 사막, 프로방스 등을 여행하면서
여행지에서의 감상과 함께 아름다움을 소유하는 방법까지 빼곡히 담겨있다.

여행을 가면 왜 일찍 일어나서 바쁘게 구경하고 사진을 찍고 녹초가 되어야만 하는가.
여행이란 것이 반드시 명승지만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잘 다니지 않는 사막과 같은 오지나 그닥 흥미롭지 않은 시골을 다니면서 
작가만의 특별한 여행과 일상의 권태 사이의 방황히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뉴욕을 오고가는 비행기 안에서, 시차로 인해 뒤척이던 새벽
내 곁을 지켜준 여행의 기술이 있었기에 헛헛하지 않았다.

★ 이벤트: 뉴욕 출장 가는날 책꽂이에 꽂힌 이 책을 가져가는 것을
깜빡하여 공항에서 다시 사는 바람에 두 권이 생겼습니다.
한 권을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로 댓글을 달아주신 분에게 드리고자 합니다.
많이 참여해주세요~
(당첨자: 이 책을 제 블로그 멘토이신 짠이아빠와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하신 바다안님에게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여행을 위한 장소에 대하여
비행기는 이 세상의 상징으로, 그 안에 자신이 건너온 모든 땅의 흔적을 담고 있다. 그 영원한 이동성은 정체와 제한이라는 느낌에 상상의 평형추를 제공한다. P.55

오후 3시, 권태와 절망이 위협적으로 몰려오는 시간에 늘 어딘가로 이륙하는 비행기가 있다는 생각으로 우리 기분의 갈라진 틈들을 메우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닌가. P.59

인생에서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몇 초보다 더 큰 해방감을 주는 시간은 찾아보기 힘들다....이런 이륙에는 심리적인 쾌감도 있다. 비행기의 빠른 상승은 변화의 전형적인 상징이다. 우리는 비행기의 힘에서 영감을 얻어 우리 자신의 삶에서 이와 유사한 결적적인 변화를 상상하며, 우리 역시 언젠가는 지금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많은 억압들 위로 솟구칠 수 있다고 상상한다. P.61

공항의 매력이 집중된 곳은 터미널 천장에 줄줄이 매달려 비행기의 출발과 도착을 알리는 텔레비전 화면들이다. 미적 자의식이 전혀 없는 그 모습. 노동자 같은 상자와 보행자 같은 활자는 아무런 위장 없이 자신의 감정적 긴장 상태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매력을 드러낸다. P.57

우리가 자신의 진정한 자아와 가장 잘 만날 수 있는 곳이 반드시 집은 아니다. 가정적 환경은 우리를 일상 생활 속의 나라는 인간, 본질적으로는 내가 아닐 수도 있는 인간에게 계속 묶어두려 한다. P.85 

아름다운 대상이나 물질적 효용으로부터 행복을 끌어내려면 그 전에 우선 좀 더 중요한 감정적 또는 심리적 요구들을 충족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런 요구들 가운데는 이애에 대한 요구, 사랑, 표현, 존경에 대한 요구가 있다. 따라서 중요한 인간관계 속에 흥건하게 고여있는 몰이해와 원한이 갑자기 드러나면, 우리의 마음은 화려한 열대의 정원과 해변의 매혹적인 나무 오두막을 즐기려하지 않는다. 아니, 즐길수가 없다. P.41 기대에 대하여 

나의 발견은 나에게 생기를 주어야 했다. 그 발견들이 어떤 면에서는 '삶을 고양한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했다.(중략) 그는 진정한 과제는 '삶'을 고양하기 위해 사실들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괴테의 문장을 인용했다."나는 나의 활동에 보탬이 되거나 직접적으로 활력을 부여하지 않고 단순히 나를 가르치기만 하는 모든 것을 싫어한다" P.156 호기심에 대하여

도시의 "떠들썩한 세상"의 차량들 한가운데서 마음이 헛헛해지거나 수심에 잠기게 될 때, 우리 역시 자연을 여행할 때 만났던 이미지들, 냇가의 나무들이나 호숫가에 펼쳐진 수선화들에 의지하며, 그 덕분에 "노여움과 천박한 욕망"의 힘들을 약간은 무디게 할 수 있다. P.213 시골과 도시에 대하여

아름다움을 제대로 소유하는 방법은 하나뿐이며, 그것은 아름다움을 이해하고, 스스로 아름다움의 원인이 되는 요인들[심리적이고 시각적인]을 의식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그것에 대해 쓰거나 그것을 그림으로써 예술을 통하여 아름다운 장소를 묘사하는 것이다. P.298 아름다움의 소유에 대하여


우리의 여행기가 누군가의 저녁 초대를 받을 만하지는 못하지만 우리의 삶을 고양해주는 작은 생각들을 가지고 여행에서 돌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알랭드 보통의 홈페이지(http://www.alaindebotton.com/)를 가보니 원제가 < The Art of Travel >이다. 여행의 기술이라는 제목이 영 기술서적 같아 맘에 안 들었는데 아트라니...^^ 훨씬 더 이 책에 어울리는 제목이다. 엄청난 양의 리뷰도 만날 수 있다. 물론 영어로 ^^;

여행의 기술
카테고리 시/에세이/기행
지은이 알랭 드 보통 (이레, 2004년)
상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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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프로필사진 사용인 좋은 글 늘 잘읽고 있습니다.
    행복하세요 ^^*
    2008.10.30 21:30 신고
  • 프로필사진 사용인 추천까지 한방입니다. ㅋㅋ 2008.10.30 21:30 신고
  • 프로필사진 Raycat 책 내용이 좀 끌리는데요... *.* 2008.10.30 23:49 신고
  • 프로필사진 Raycat ㅎ.ㅎ 책은 그냥 다른분께 양보를... ^^. 2008.10.31 18:35 신고
  • 프로필사진 사용인 미도리님의 글을 종종 읽었는데..
    제가 그동안 지나쳐나 봅니다. ㅋㅋ
    여하튼 자주 자주 들릴께요 ^^*
    2008.10.31 07:56 신고
  • 프로필사진 짠이아빠 어쩌면 우리 인생 자체가 여행인데... 더 큰 그림을 관조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고요.. 잘하면 월요일 미팅에서도 잠깐 볼 수 있을 듯해서 어떻게 안될까요?.. ㅋㅋ 2008.10.31 11:18 신고
  • 프로필사진 명이~♬ 우와, 미도리님 참 좋은일 하시네요~
    박수 짝짝짝!!!!
    저는..아직 읽어야할 책이 많기에 박수만 조용히 치고 갑니다욧^^
    친한척에는 RSS가 최고라능 소문을 듣고 후딱 담아 갑니다욥!

    즐거운 하루 되시고욤~^*^
    2008.10.31 23:00 신고
  • 프로필사진 명이~♬ 어익후 변방블로거에게 별 말씀을..ㄷㄷ;;
    구독자가 최고야~ 막이러고 박수 짝짝 한번 더 치고 간다능..푸하하;;;
    제가 이리 푼수에요 ㅠ_ㅠ
    2008.11.01 10:06 신고
  • 프로필사진 샴페인 언제나 마음은 여행자인데 주경야독하는 입장이라 여행기나 여행 관련서에
    만족하고 사는 인생이 되어 감히 이 책의 수여대상자가 되는 영광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만 책이 건너올 거리와 비용을 생각해서 다른 분께 기쁨을
    양도해야겠군요. ^^;; The Art of Travel 이라는 제목을 '여행의 기술'로
    하면 좀 팍팍해 보이는게 사실인데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한국 영화중의
    하나인 '싸움의 기술' 을 'The Art of Fighting' 으로 바꾸어 보니 이건 정말
    멋지군요. (혹시 이 영화 보셨나요? 안 보셨다면 강강추. 로맨스가 거의
    없고 (최여진이 이것 때문에 맘의 상처를 받았다는 ^^) 다소 거친 대사가
    많지만 정말 대단한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2008.10.31 23:49 신고
  • 프로필사진 바다안 어, 이런 이벤트가!! 벌써 누가 당첨됐나요?
    아직 갖고 있다면 그 한권은 나니에게로...!! 헤헤~
    이유는, 백만가지 이야기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느낄 듯...ㅎㅎ
    2008.11.04 17:12 신고
  • 프로필사진 Paromix 오랫만에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들어 주셨는걸요.^^

    안녕하세요. 트랙백 따라서 처음 놀러왔습니다.
    자주 놀러 오도록 할께요.
    즐거운 일요일 되시구요.^^
    2009.02.15 00:47 신고
  • 프로필사진 킴쏨 제 티토리에 트랙백 되어있어서 왔어요.
    트랙백에 대해 잘몰랐는데 오늘 알았네요;;;

    암튼 글 잘읽었습니다.
    여행의 기술 너무 좋네요~!
    2009.05.28 00:4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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