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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화계는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택시운전사와 군함도가 쌍두마차로 흥행을 이끌고 있다. 나는 광복절에 두 영화를 모두 보았다. 
결론을 말하자면 택시 운전사는 이미 840만을 돌파하며 천만이 눈앞이고, 군함도는 역사왜곡이라는 비판에 평점 테라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하고 있다. 
둘다 아픈 과거사를 영화 소재로 삼았는데 왜 이런 상반된 반응을 가져왔을까? 

택시운전사(2017) 

광복절을 맞아 택시 운전사를 오랫만에 세가족이 총출동해 보았다. 현대사의 아픔으로 기록된 1980년 광주의 비극을 그린 영화. 무고한 시민을 학살한 광주민주화운동이 불과 30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리가 격동의 현대사를 거쳐온 것이 피부로 느껴졌다.  

송강호는 목덜미와 뒷통수만으로도 우리 시대의 평범한 아버지의 아픔과 슬픔을 연기하는 최고의 배우였고,


내가 사랑하는 배우 류준열은 너무 아름답고 슬픈 청춘을 연기해 가슴아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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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힌츠페터, 유해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따뜻한 연기도 가슴 찡했다. 이런 비극이 다시는 현대사에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한편으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기자라는 직업과 택시운전사라는 직업에 최선을 다하는 이들을 보면서 직업 윤리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자리에서 불의에 타협하지 않고 맞서는 시민정신, 위르겐 힌츠페터가 보여준 저널리즘, 송강호가 보여준 손님에 대한 기사의 의리. 모두 멋졌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가슴이 먹먹해 몇번을 울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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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는 지나치게 단선적이나 감정을 드러내는 배우들의 호연 덕을 톡톡히 본 영화다. 아이 역사 교육에도 좋겠다 싶어 간 것이나 나만 질질 짜다가 온 격이 되어 버렸다. ㅠㅠ  (동생과 또 한번 보는 바람에 결국 1,000만 돌파에 기여함!!) 

군함도(2017)

나는 류승완 감독의 팬이다. 그의 초기작부터 지금까지의 성장을 지켜봐오면서 응원해 온 것이 사실이다. 학력도 빽도 없던 그가 영화판에서 아내와 함께 '외유내강'이라는 영화사를 설립해 '베테랑'과 '베를린'을 거치면서 조금씩 대중적인 인기를 얻어 성장하는 과정이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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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군함도에서 암초를 만났다. 1945년 일제강점기 영문도 모르고 군함도로 끌려와 막장에서 노역을 감당해야했던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군함도. 황정민, 소지섭, 그리고 최고의 스타 송중기까지 가세했음에도 역사 왜곡이라는 복병을 만나 1,0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손익 분기점을 넘기지 못하고 큰 시련을 맞고 있다. 처음엔 스크린 독과점(그 많은 영화들 모두 다?)을 걸고 넘어지더니 나중엔 역사왜곡으로 번졌다.  

개인적으로 군함도는 우리가 알야할 비극적인 이야기(그전엔 몰랐잖아?), 아직도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강제노역을 표기하지 않은 일본의 악행을 잘 그려낸 것만으로도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본다. 조선인을 나쁘게 그린 것에 대해 불만인 사람들이 있나본데 참..그게 어쨌다는건지. 물론 볼거리에 치중해 역사적 고증이 부족했고 후반 스토리의 억지성이 좀 보이긴 하지만 그건 영화적 장치로 볼 수도 있다. 

이 영화는 군함도 하시마의 존재를 알리고 실상을 재현하는데 공을 많이 들였다. 이런 역사적 사실에 기초했으나 뒷부분 탈출 장면 등에서 영화적 허구와 서사를 부여한 것이 과연 잘못인가? 사실을 그려내는 것이 영화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큐멘터리를 찍는게 낫지 않을까?   

영화란 엄청난 인력과 자본이 투여되는 상업 예술이다. 1점을 주는 평점 테라라는 행위로 이들의 피땀어린 결과물을 난도질하는 행위는 정말이지 이해할 수 없고 너무 가슴 아프다. (나는 과연 이들이 정말 모두 보고서 1점을 준 것인지 의심스럽다. ) 

군함도라는 역사적 사실을 알리고자 오랜시간 지옥과도 같은 제작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면서 이만한 역사적, 시각적, 예술적 성취를 만들어낸 영화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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