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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환타지와 로맨스를 결합한 낭만적인 영화 '라라랜드'를 보았다.
보고 나서 극장을 나서는데 가슴 한 켠이 뜨근해 지는 기분이다.


이 영화는 매우 고전적이다.   
배경도 음악도 심지어 흑백의 모노톤과 컬러 화면, 파스텔까지 멋지게 배합해낸다.
극장을 나설 때면 연말에 멋진 한 편의 뮤지컬 영화를 본 느낌이 들 것이다. 

가진 것 없이 열정과 꿈으로 가득한 두 사람, 재즈 피아니스트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과 배우 지망생 ‘미아’(엠마 스톤)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 LA 할리우드에서 만난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에서 이들은 힘겹게 자신들의 꿈을 이뤄나가면서 사랑하고 갈등하고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이야기다. 꿈만 갖고 살수는 없지만 꿈이 없다면 우리 인생은 무미건조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영화 초반 유명 배우들이 오가며 테이크아웃해가는 헐리우드의 카페에서 일하며 오디션을 보러다니는(매번 떨어지거나 무시당하며) 배우지망생 미아가 엔딩 무렵 똑같이 이 카페에서 커피를 픽업해 가며 사람들의 부러운 시선을 받는 장면은 통쾌하기까지 하다. (뭔가 꿈이 이루어진 느낌?) 

꿈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 '라라랜드' 

전형적인 뮤지컬 로맨스 영화이긴 하지만, 1960년대 LA를 중심으로 할리우드 뮤지컬영화의 전성기에 대한 향수를 담뿍 안은 뮤직 러브 스토리다. 지난 여름 다녀온 LA의 유니버셜 스튜디오 세트장이 이 영화의 배경이라 더욱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 영화는 시대변화의 맥락속에서 지나간 시대의 위대함을 되새기는 클래식 영화같다. 남자 주인공 세바스찬이 LA에 대해 한 말도 인상적이었다.

"LA는 모든 것을 숭배하지만 아무것도 가치를 매기려 하지 않는다."

"꿈을 꾸는 그댈 위하여, 비록 바보같다 하여도. 상처입은 가슴을 위하여, 우리의 시행착오를 위하여"

"그냥 흘러가는 대로 가보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열정에 끌리게 되어있어. 자신이 잊은걸 상기시켜 주니까." 

"재능은없고 하려고하는 열정만 가득한사람들 있잖아. 나도 그런 사람중 하나였나봐."

이 영화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총 4개의 챕터로 구성해 40일 동안 LA의 사계절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1949년에 첫 문을 연 재즈 클럽과, 레돈도 해변의 역사적인 라이트하우스 카페, 그리피스 공원 천문대 등이 대표적이다. 

영화 속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인 오프닝이다. 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차 안의 사람들이 일제히 도로와 자동차 지붕위로 쏟아져나와 뮤지컬처럼 춤을 추는 환상적인 장면이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찍은거지? CG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3개월에 걸친 연습과 무한 반복되는 리허설 후 LA의 한 고속도로에서 3일간의 촬영으로 완벽하게 탄생시켰다니 정말 대단한 프로들이다! 

그리피스 공원 천문대에서 두 연연이 왈츠를 추는 장면도 정말 환타지 영화의 매력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와이어에 매달려 천문대의 천정을 오르락내리락..별들이 쏟아지는 밤하늘의 댄스는 잊지 못할 명장면. 아..이곳의 야경을 못보고 온 것이 두고두고 아쉬울 줄이야...ㅠㅠ 

<위플래쉬>에서 드럼 비트에 맞춰 촬영과 편집을 조율하며 카메라가 연주하는 경지를 보여줬던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재즈 영화이니 전작을 본 사람이라면 강추한다. 

이 영화는 73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여주인공 에마 스톤에게 여우주연상 수상했다. 이 역할을 위해 미아는 노래와 탭댄스, 왈츠까지 오랜 시간 준비해 완벽하게 소화해 냈고, 세바스찬은 몇 개월 동안 피아노 연습에만 매진해 모든 피아노 연주를 대역 없이 연기했다니 배우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위플래쉬>의 폭군 선생 J.K. 시몬스가 라이언 고슬링을 가차없이 해고하는 레스토랑의 사장으로 깜짝 출연해 조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우디 앨런의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와 '비긴 어게인', '위플래쉬'와 같은 음악영화를 특히 좋아하는 나로선 <라라랜드>의 가장 큰 매력은 음악이라고 할 만하다.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에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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