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K팝스타4는 찾아서 본적이 없는데 주말이면 꼭 챙겨보는 남편 덕분에 우연히 정승환이란 친구의 노래를 듣게 됐다.
가슴 속에 들끓는 감성을 무덤덤하게 노래하다 무심히 툭툭 내뱉듯이 자신의 절제된 감정을 격렬하게 폭발하는 모습을 보고 그만 반해버렸다.
내가 20대에 들었던 노래를 어떻게 어린 친구가 이렇게 잘 소화하지 싶을 정도로 기교 없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부르는 모습과  
툭툭 내뱉듯이 내뱉는 몇마디 말 속에서 자신의 소신을 모두 담아 말하는 어린 청년(이라기보단 소년에 가까운)의 모습에 나는 감동하고 말았다. 

겨우 스무살짜리 무표정 시크남 아니 소년에게 내가 반해서 매일매일 몇번이고 그의 노래를 반복해서 듣고 있는 내 모습이 정말 놀라울 정도다. 

K팝스타4, 역시 그놈 목소리 정승환!

1라운드에서 자신을 '사람을 노래하고 싶은 열아홉살 정승환'이라고 소개한 것처럼 그가 부른 첫곡은 심사위원인 박진영이 작곡한 '지나간다'였다.

왜 이친구의 노래는 남의 노래를 부르는데 마치 자기 노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걸까?
심사위원들도 처음에는 어리버리한 이 친구에 대해 전혀 기대를 하지 않다가 점점 아빠 미소, 흐뭇한 표정으로 변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특히 박진영은 특히 저음 뿐 아니라 깔끔한 고음처리에 반한 것 같고, 유희열의 '오호..이 녀석봐라?'하는 표정도 완전 재밌다. 

존레논, 라디오헤드, 유희열을 좋아하고 웬만하면 잘 웃지도 않는 무표정 시크남 정승환에 셋다 반한 듯하다. 
감성을 담으면서 담백하게 부르는 가수는 많지 않다며 정승환을 칭찬하는 윤일상 작곡가의 평가에 나도 공감한다.

겨우 열아홉의 나이에 김광석, 들국화의 노래를 소화하는 놀라움.
음악을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어떤 상황에서도 몰입하는 놀라운 집중력.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흡인력이 있는 마력의 목소리. 

유희열은 정승환을 두고 겨우 2라운드에서 이적, 성시경 같은 남자 발라드 가수들의 계보를 이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물론 나는 성시경보다 낫다고 생각하지만... 숨소리 하나 표정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심사위원들의 표정과 노래가 끝나고도 한참을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에서 그의 흡인력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자신의 이야기로 완벽히 소화한 후 완벽하게 전달하는 감성.
겨우 열아홉, 스물의 나이에 믿기지 않는 흔들리지 않는 집중력.
자기에게 잘 어울리는 선곡을 할 줄 아는 능력.
전세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감성의 목소리.

지금까지 그가 부른 노래들을 모두 정리해 보았다. 아쉽게도 이중에 음원으로 들을 수 있는 곡은 6곡 뿐이다.   

  • 1라운드 - 지나간다 (김범수, 박진영 작곡) 
  • 2라운드 - 사랑에 빠지고 싶다 - 김조한 (윤일상 작곡) 
  • 3라운드 - 아프고 아픈 이름 - 앤(팀 미션, 김동우)
  • 4라운드 - 슬픔 속에 그댈 지워야만 해 - 이현우(with 박윤하)
  • 5라운드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 김광석
  • 6라운드 - 제발 - 이소라
  • 2위 재대결 - 첫째 날(에코브릿지)
  • TOP 10 경연 - 그날들 - 김광석
  • TOP 8 경연 -  하늘을 달리다 - 이적
  • TOP 6 사랑 그놈 - 바비킴
  • TOP 4 제발 - 들국화
  • TOP4 경연 - 이진아&정승환-벌써 일년/브라운 아이즈
  • TOP3 경연 - 기억을 걷다(김범수, 박진영 작곡) 

이중에서 가장 아쉬웠던 노래는 이소라의 '제발'과 '아프고 아픈 이름'이었고, 가장 마음에 들었던 노래는 '사랑에 빠지고 싶다', '하늘을 달리다', 그리고 '제발' 3곡이다. 유희열의 조언처럼 여성 발라드보다는 남성 발라드에 더 강점을 보이는게 확실하다. 후반부로 갈수록 자신에게 맞는 노래를 선곡하는 능력, 갈수록 진화하는 비주얼로 매력이 점점 업그레이드된다. (진한 눈썹과 헤어스타일 만으로 이렇게 다른 사람이 되나? ㅋㅋ ) 

정승환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은 김조한의 ‘사랑에 빠지고 싶다’에서 비롯됐다.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음원 발매 이후부터 음원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고작 고등학생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그야말로 수퍼스타가 된 것이다. 

지난 주 ‘TOP3 결정전’에서 80년대 최고의 락그룹 들국화의 ‘제발’을 불러 발라드만 잘하는 가수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심사위원 점수 최고점 289점 박진영 94 양현석 98 유희열 97)을 받았고 최종적으로 1위에 등극했다. 악보가 다 닳았을 정도로 자신이 오랫동안 가슴 속에 품고 있던 노래 ‘제발’을 불러 감성 발라드를 넘어 샤우팅 창법으로도 자신의 감성을 표현해 ‘정승환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유력한 우승 후보자로 떠올랐다. 

물론 나도 절대 하지 않는 짓을 하나 했네요. 바로 문자투표!!!!!!!! 저도 1위에 한몫했다는 ㅋㅋ

이날 양현석은 “오늘은 정승환의 날이네요"라며 적극적인 캐스팅 구애를 했고, 박진영도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스무살의 해석이라고 하기엔 놀랍다”고 했고, 유희열은 “가장 오래된 노래인데 가장 신선하게 들렸다”고 극찬하며 세 남자의 혼을 쏙 빼놓았다. 


고3임에도 대입도 준비하지 않고 오직 노래에만 매달려온 승환군
여섯살때 고민이 아직도 생각난다는 유년시절의 고뇌의 깊이가 남달랐던 승환군.
이것이 자신의 진지한 삶의 태도가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노래를 부르는 승환군.
어머니가 좋아하는 노래인 '그날들'을 선곡할만큼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승환군. 

최근의 고민이 뭐냐는 유희열의 물음에 '내가 무엇을 쫒고 있었는지 흐려진 것 같아서 다시 생각 중'이라는 그를 보면서 나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1. 나는 내 인생을 전부 던질 무언가를 갖고 있는가?

나는 갓 스물에 무엇을 했던가. 노래를 위해 인생을 건 소년을 보면서 문득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재능과 열정과 통해 능력을 발휘해야 행복한 인생이라고 한다. 물론 경제적 보상도 따라야 한다. 
"자기 꿈을 따르라(Follow your dream)"는 말을 할 때 우리는 자기 재능과 능력을 따라가고, 그 길 위에서 당신 마음이 하는 소리를 들어라고 말한다. 나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지금 하는 일 때문에 흥분되고 즐거운가? 그 일에서 탁월해질 수 있도록 열정과 노력을 쏟고 있는가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하게 된다. 

2. 내가 있어야 할 자리는 어디인가? 

정승환은 슈스케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신 경험이 있다. 만능 엔테테이너를 원한 미션 수행, 팀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 자신만의 스타일이 분명한 정승환에게는 부적합했던 것이다. 이에 좌절하지 않고 K팝스타4에 재도전한 그는 자신이 자기에게 잘 맞는 곡으로 직접 선곡을 하면서 장점을 극대화하여 대박 히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K팝스타4가 출연자들을 좀 더 배려하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  

누구나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기 마련. 문제는 어떻게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는 것이냐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지금 내가 있어야 할 곳에 있는가? 나는 내 능력을 모두 발휘하고 있는가?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고 조금씩 리스크를 감내하라(Take small steps and small risks). 

K팝스타를 보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무엇보다 그가 노래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대형 가수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소망해 본다.

결국 진심을 이길 수 있는 것은 없으니까.
진심을 다해 노래 부르는 그를 응원하다.  

@ 이건 비밀인데 저도 정승환 팬클럽인 승환데이에 가입했다는 -,.-  


[관련 글] 

2015/02/02 - [Culture Story] - [영화] 맛깔스러운 요리와 음악을 잘 버무린 '아메리칸 셰프'
2015/01/24 - [Culture Story] - 한번가면 빈손으로 나오기 힘든 이케아를 다녀와서
2015/01/18 - [Best Recipe] - [홍대 맛집] 분위기있는 생일 만찬, 겐지더그릴
2014/12/25 - [Culture Story] - 미도리의 2014 최고의 영화 베스트 10
2014/12/06 - [My Blog] - 행복한 삶을 위한 몇가지 조언(서울대 최인철 교수)

   미도리 블로그를 구독하시려면 여기를 클릭! ------->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신고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