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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송 주왕산(周王山·721m)은 서울에서 5시간이나 걸리는 멀고도 험한 곳이다. 안동에 들어선 다음 34번 국도에 올라 꼬박 1시간은 달려야 닿을 수 있는 굽이 산골이다. 짙은 푸름이 전해지는 '청송(靑松)'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낙동정맥이 강원도 태백부터 동해안을 따라 부산 몰운대까지 이어진다. 

주왕산은 내 고향인 경상북도에 위치해 있음에도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 곳이었다. 옛날에는 산길을 걷고 걸어야 닿을 수 있는 깊고 깊은 산골짜기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은 단풍 명소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단풍 절정이 설악산보다 느리고 내장산보다 이른 탓에 주왕산 전체 탐방객의 70% 가량이 가을 단풍철에 몰려든다고 한다.

11월 첫주 토요일 새벽부터 일어나 청송으로 향했다. 막상 도착한 주왕산은 산이라고 하기보다는 워낙 평탄한 구릉이라 아이들과 함께 트레킹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막상 가보니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체력이 좋더라는 -,.- 게다가 11월 첫주인데도 이미 단풍은 저물어가고 있어서 아쉬웠다.

주왕산 상의매표소 주차장에 내리면 좁은 길을 따라 이어진 산자락 음식점들은 청명한 하늘과 기암을 병풍삼아 사람들을 맞는다. 주왕산의 상징이자 수문장으로 알려진 기암(旗岩)은 옛날 당나라 주왕이 깃발을 세웠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기암을 마주하고 매표소를 지나면 바로 대전사에 닿는다. 대전사는 사명대사 유정(惟政, 1544~1610)이 임진왜란 때 승군을 훈련시켰던 곳이다. 1592년부터 1598년까지 계속된 임진왜란의 폐해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였다. 전국에서 의병이 일어나고 여기에 승려들까지 뛰어들었다는 것은 그만큼 급박했다는 말이겠지. 

대전사 주변에는 알록달록 가을 단풍과 함께 해바라기가 어김없이 탐방객들을 반겨준다. 막걸리와 도토리묵도 빠지지 않는다.


대전사를 지나 주방천을 따라 걷는 길은 평탄하여 아이들과 함께 걷기도 좋다. 아름답게 물든 단풍과 키 큰 나무들이 우리들을 반겨준다. 천천히 걷고 있노라면 마음 속의 잡념들이 모두 사라지는 기분이 드는 길이다.

주왕산의 명물인 인공 저수지, 주산지

이번 여행의 또다른 목적인 주산지는 독특한 분위기의 인공 저수지이다. 약 270년 전에 준공된 길이 100m, 넓이 50m, 수심은 7.8m의 주산지는 지금까지 아무리 가뭄이 들어도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다 한다. 특히 저수지 속에 자생하는 약 150년생 능수버들과 왕버들 20여수는 울창한 수림과 함께 신비로운 분위기를 뿜어낸다. 이 곳에서부터 계곡을 따라 별바위까지 이르는 등산로도 매우 운치있는 경관을 자랑한다. 특히 김기덕 감독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이라는 영화의 배경이 된 이후 현실세계가 아닌 듯한 아름다운 '주산지'가 유명세를 타게 되어 사진 한번 찍는다 하는 사람들은 한번쯤 주산지의 물안개를 찍으러 출사를오는 곳이 되었다. 





알고보니 주산지의 물안개는 일출처럼 3대가 덕을 쌓아야 만날 수 있는 것이란다. 새벽 5시쯤부터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물안개 사진을 건지는 것도 이번엔 날이 흐려 보기 쉽지 않다고 한다. 아이들도 있어 새벽 촬영은 엄두도 못내는지라 실망이 이만저만 아니었지만, 가을 단풍과 어우러진 주산지는 기대한대로 멋진 풍광을 보여줬다. 


아이는 두손에 가을을 가득 담았다. 자연은 아이에게 그대로 학습장이 된다.  

내려오는 길에 청송의 명물인 약수로 달인 백숙과 파전과 막걸리는 먹으며 여행의 정취를 만끽했다. 가을 하늘이 맑고 청명했다. 





[청송 주산지 일원] 명승 제105호(2013.03.21 지정)


[주왕산 핵심코스] 주왕산 - 대전사 - 용추폭포(1폭포)·절구폭포(2폭포)·용연폭포(3폭포) - 주산지 - 달기약수탕

[추천 숙소]

주왕산 온천관광호텔 : 청송읍 월막리 / 054-874-7000
금강장여관 : 청송읍 월막리 / 054-874-2121
송소고택 : 파천면 덕천리 / 054-874-6556
황토구들방 : 청송읍 금곡리 / 010-9435-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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