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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환갑을 훌쩍 넘긴 하루키가 1985년 서른 일곱 무렵 소설가로 성공적인 데뷔를 하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일본을 떠났다. 그가 그리스와 로마행 비행기를 탄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그거 그렇게 성큼 마흔줄에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아내와 함께 눌러앉아 '상주하는 여행자'로 3년간 고립된 이국생활을 하면서 묵묵히 상실의 시대'와 '댄스댄스댄스'를 비롯한 몇 편의 단편과 '먼 북소리'라는 에세이를 써냈다. 때로는 변덕스런 날씨와 불편한 타국 생활에 투덜거리면서 충분한 휴식과 힐링을 한 덕분에 멋진 작품을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아이가 없었기에 가능했다. 그러고보면 육아는 우리 인생의 큰 걸림돌임에 틀림없다. ㅠㅠ)

하루키가 30대에서 40대로 넘어가며 유명세를 얻던 그 때의 심경을 이렇게 밝힌 바 있다.

 소설이 10만 부 팔리고 있을 때는 나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호감을 받으며 지지를 얻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상실의 시대>가 백 몇십만 부나 팔리고 나자, 나는 굉장히 고독했다. 그리고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먼 북소리] 중에서_무라카미 하루키


우리는 항상 무언가에 쫓기듯 허겁지겁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정작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말이다. 
어제와 오늘, 내일이 그다지 다르지 않은 날들을 하루하루 버텨낸다.
때로는 부당한 대우나 비굴한 굴종을 감내해야 하는 날도 있다. 

인생에서 좋은 학교, 좋은 회사가 곧 행복이라는 등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나는 지금 왜 여기에 서 있는가,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알아야 한다. 

나에게 좀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환경을 만든다는 의미에서 여행만큼 좋은 이유는 찾아볼 없다.

그곳에서는 일하고, 밥 먹고, 집안 일하고 주위 사람을 챙기는 일상적인 일을 처리하는 대신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들여다 보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멋진 관광지와 스펙타클하고 짜릿한 경험이 아니더라도 
일상을 벗어나 오롯이 나를 관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런 낯선 경험이 현재의 나를 더 사랑하게 해 주거나, 혹은 새로운 무언가를 찾아 떠나라고 말한다.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보자. 



여행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로 귀찮고 피곤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힘내서 떠난 만큼의 가치가 있다.
[채소의 기분 바다표범의 키스] 중에서_무라카미 하루키

랑수완 거리에서 페티큐어를 단돈 350밧(13,000원)에~


# 나홀로 배낭을 메고 카오산 로드를 헤매고 다닌 것이 '99년 12월 즈음이었는데, 14년만에 다시 방콕을 혼자 다녀왔습니다.
나의 결혼 후 첫 솔로 여행을 지지해 준 남편과 아들 그리고 하나투어 겟어바웃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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