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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언론사들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무장한 새로운 형식의 디지털 저널리즘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미 사양길로 접어든 신문 산업에 대한 위기감은 번질대로 번졌다. SNS가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들면서 전 국민이 미디어를 보유한 상황에서 속보 싸움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졌다. 이제 뉴스 이면의 스토리 발굴에 취재력을 집중해 '장편 저널리즘'으로 그 흐름이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자극제가 된 것은 뉴욕 타임즈의 스노우폴(강설, Snow Fall)이다. 이는 2012년 12월 미국 뉴욕타임스가 미국 워싱턴 주 캐스케이드 산맥에서의 눈사태를 다룬 멀티미디어 서술형 기사로 '멀티미디어 뉴스를 하다'란 동사로 쓰일 정도로 저널리즘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총 1만 7000자의 텍스트와 66개의 모션 그래픽 등 비주얼 데이터를 결합한 이 디지털 기사로 뉴욕 타임즈는 2013년 퓰리쳐상을 받았다. 

뉴욕타임즈는 2009년부터 편집국 내에 '인터렉티브 뉴스팀'을 두고 30여명의 기자들과 다양한 시도를 해오고 있다고 한다. 특히, 태블릿 환경에서도 경험할 수 있어 온라인 저널리즘의 미래라고 불리고 있다. 

실제로 스키어들이 산 정상에서 아래로 내려오면서 겪는 어려움과 사고의 순간 등을 다큐멘터리 기법을 구성했는데, 데이터의 시각화, 인터뷰 영상, 사진첩 등을 적절히 활용해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눈이 몰려오는 영상을 HTML5기술로 가볍게 풀 화면으로 구현한 부분은 가히 압도적이다. 

뉴욕타임지 주말판 별지의 기사를 온라인판으로 재구성한 이 기사를 보고 나면 그들과 함께 산을 내려온 느낌이 들 정도로 임팩트가 강해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다. (다큐멘터리 영상 보기 : http://nyti.ms/TaHf9t )

국내에서도 경향신문, 매일경제, 아시아경제 등에서 이런 스노우폴과 같은 장편 저널리즘에 대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2가지를 소개해 본다. 

아시아경제 - 그 섬 파고다 
http://story.asiae.co.kr/pagoda/ 

아시아 경제가 2013년 11월 4일부터 29일까지 20부작으로 노인문제를 다뤄 12월 '이달의 기자상' 수상한 '그 섬, 파고다'를 총 7개 파트로 스토리텔링형식으로 2주간에 걸쳐  재구성했다. 기획취재팀에서 진행했고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내부 인력을 이용해서인지 스토리 완성도에 비해 시각적 효과는 아쉽다. 

보도와 동시에 진행된 것이 아니라 한달 정도 후에 서비스한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 이슈팀을 신설해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하니 한번 기대해 봐도 좋겠다. 

아시아경제는 하얀 배경에 독자들이 읽기에 아주 잘 정리되어 있고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요소가 적절히 편집되어 있다. 긴 호흡, 디테일한 묘사 등이 인상적이다. 다만, 탭 단위로 끊어 읽도록 되어 있어 계속 클릭을 해야해서 몰입을 방해하는 면이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 문제를 다룬 점은 좋으나 디지털 매체의 타겟이 젊은 층에게 공감대를 얻기는 역부족. 

매일경제 - 내 이름은 당대불패 

http://digital.mk.co.kr/horse/

매일경제 프리미엄부 기자들과 인포그래픽, 사진 기자들이 모여 외주 제작한 '내 이름은 당대불패'. 2014년 말의 해를 맞아 한국 토종 경주마의 일생을 다룬 스토리라는 점에서 확실히 차별화된다. 지난 8월 뉴욕타임즈가 북미 최고의 경마선수로 꼽히는 러셀 베이즈의 삶을 다룬 ‘The Jockey’에서 영감을 얻은 듯하다. 

매일경제는 영상 컷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텍스트의 가독성은 떨어지지만, 모바일에서 보면 오히려 더 집중도가 높아진다. 스크롤을 하다보면 어느새 한편의 긴 다큐를 본 듯한 자연스러운 구조는 스노우폴에 더 가깝다. 

중간중간 당대불패를 둘러산 마주와 기수, 조련사 등의 인터뷰와 경기 영상, 인포그래픽까지 더해져 흥미를 읽지 않도록 배려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이 정보들이 오히려 읽기에 방해되어 감정 이입이 잘 되지 않고, 중간중간 인포그래픽도 녹아들지 않고 생뚱한 느낌이 드는 것이 아쉽다. 텍스트와 영상이 방대해 족히 30분은 투자해야 한다. 


2014년에는 이러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가 좀 더 널리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8. 스크롤리텔링과 뉴스 스트리밍

2012년 뉴욕타임즈의 스노우폴은 그 내용과 형식면에서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의 이정표로 평가받고 있다. 장편 저널리즘(long-form journalism)이라고도 불리는 스노우폴 형식은 모바일에 더욱 사랑받고 있는 사용법인 스크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가디언의 역작 NSA Files: Decoded, 음악 전문지 피치포크(Pitchform)의 Machines for Life, 스위스 NZZ의 후쿠시마 등이 형식적인 측면에서 볼 때 스노우폴의 자식들이다.

- 출처 : 기자나 블로거라면 꼭 알아야 할 2013년 저널리즘 트렌드 8가지 - 슬로우 뉴스 

문제는 수지타산이다. 가뜩이나 수익구조가 취약한 언론사가 유료화를 노리고 이런 콘텐츠를 만든다면 구매할 독자가 한국에 얼마나 있을까? 

한때 기업에 열풍처럼 불어닥쳤다가 사라진 마이크로사이트나 웹진의 화려한 비주얼이 생각나기도 한다. 형식보다는 내용에 치중해야 하는데 주객이 전도되면 독자들이 외면하게 된다. 모바일 시대로 넘어오면서 다양한 형식적 실험이 요구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5분이 넘는 긴 기사를 집중해서 읽을만큼 인내심이 길지 않다. 

뉴스를 소비하는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다. 매일경제의 경우 네이버 뉴스 메인에 배너를 내걸기도 했지만, 포털에 의존하지 않고 SNS를 통한 자발적 입소문을 통한 확산이 더욱 절실하다. 포털의 어뷰징이나 저질 배너 광고가 아닌 콘텐츠로 새로운 판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제 벼랑 끝에 선 한국의 언론들에게 차별화된 스토리로 탐사 보도를 꾀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국내 전통미디어들의 디지털 실험이 실험에 그칠 것인지, 미디어의 미래를 새로 써 나갈 것인지 사뭇 기대된다. 실험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

플랫폼별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독자들에게 보여주지 못하면 미디어의 미래는 없다. - 백재현, 아시아경제 뉴미디어본부장

이런 뉴스 실험은 계속돼야 한다. 그러나 그 자체에 그쳐서는 안되고 지속 가능성이 담보돼야 한다. - 강정수 박사,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연구소 

- 출처: 혁신하느냐, 그대로 죽느냐..새로운 뉴스 실험의 명암 - 최진순의 온라인 저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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