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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예전 직장 동료인 '뽁'양이 뜬금없이 집으로 고구마를 한 박스 보내주었다. 내가 워낙 밤, 고구마, 감자와 같은 구황작물을 좋아하는 터라 반가운 마음에 뜯어보았더니 박스에서 초등학생이 쓴 듯한 삐뚤빼뚤한 편지 한 장이 나왔다.

  CANON 100D Lens 18~55mm

이 편지는 낙성초등학교 5학년 최훈이라는 학생이 쓴 편지였다. 전남 보성군 벌교읍 낙성리 낙성초등학교가 지원금이 끊기고 폐교 위기에 처하자 학교를 살리기 위해 고구마를 심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가 적혀있다. 전교생 38명의 작은 학교로 점점 학생 수가 줄어들어 폐교 위기에 처했는데 고구마 농사를 시작하면서 이주하는 가정이 늘면서 학교를 살린 것이다.   

학교 운동장 한 켠에서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직접 수확한 고구마는 지난 해 10월 말 첫 고구마 수확을 했고, 약 500만원의 수익을 남겨 유치원까지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난해 부터 낙성초교에서 수확한 고구마는 '우리가 총각네(http://www.wechonggakne.com)'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으며 이 사연이 이외수 님 등이 SNS로 RT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낙성초등학교는 지난해 말 무지개예비학교(전라남도교육청에서 추진하고 있는 혁신학교)로 지정이 되어 1학년도 14명이나 입학을 해 폐교 위기에서 탈출했다고 한다.

그런데 올해는 기사화도 안되고 관심도 시들해 고구마 판매 실적이 시원치 않은 모양이다. 내 블로그에 올리는 게 뭐 그리 큰 도움이 되겠냐마는 작은 힘이라도 보탠다는 마음에 포스팅을 해 보기로 했다. 

고구마 박스를 열어보니 보통 마트에서 파는 깨끗한 고구마가 아닌 흙에서 막 캐낸듯한 삐쭉빼쭉한 못생긴 고구마들이 빼곡히 들어었다. 선별 작업을 못해 크기도 제각각이고 비료도 치지 않아서 모양이 이쁘지는 않지만 온전히 땅의 기운만으로 키워낸 맛있는 고구마이다. 

올해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 가뭄으로 고구마는 크기가 작지만 덕분에 더 달고 맛있는 호박고구마로 키워졌다. 주말에 집에 있는 밤과 함께 쪄서 같이 먹어보기로 했다. 

오늘 저녁은 밥 대신 고구마로 대신하였다. 역시 맛은 예상대로 달콤하고 부드럽다. 다 먹고 나서도 입속에 달큰한 뒷맛이 남아있을 정도로 당도가 높게 느껴졌다. 

아이도 달콤한 고구마의 맛을 귀신같이 알고 뚝딱 먹어치운다. 삶아도 먹고, 밥에도 얹어먹고, 반찬으로도 해 먹어야 겠다. 

나에게 낙성초등학교의 이야기가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우리 아이도 서울형 혁신학교에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도 학생수가 점점 줄어 한 학년에 단 두반, 한 반에 17명으로 폐교 위기에 처했다가 혁신학교 선정 후 지원도 받으면서 예/체능 교육이 늘어나고 방과 후 교육이 활성화되면서 올해는 4반으로 늘어났다.  

한국의 입시 교육 문제는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나의 일이 되었다. 우리도 처음 아이를 사립학교에 탈락한 뒤 혁신학교를 정하고 근처로 이사를 왔다. 혁신학교는 입시위주의 공교육에서 벗어나자는 취지로 교사와 학부모들이 함께 창의적이고 주도적인 교육을 하고 있는데 5개반 미만, 25명 이하의 작은 학교를 중심으로 선정된다. 학부모와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아이들이 즐거운 학교,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라는 아주 당연한 모토를 실천하는 낙성초등학교를 응원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고구마를 주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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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어제 비가 오고 난뒤 오늘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지면서 가을이 마지막 꼬리를 내리는 날이었다. 스산한 날씨에 고구마로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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