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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패드의 보급으로 이북도 이제 우리 생활 속에 깊숙히 스며들고 있지만, 난 여전히 아날로그 책이 좋다. 새 책을 열고 킁킁거리면서 맡아보는 잉크의 냄새도 좋고, 종이를 넘기는 촉감, 중간중간 줄을 쳐가며 읽어내려가는 맛이 특별하달까. 

무엇보단 나는 책들이 가득 채워진 공간에서 뿜어져나오는 뭔가 특별한 빛깔과 분위기가 좋다. 그래서 나는 여름휴가나 평일에 휴가를 얻으면 꼭 혼자서 북카페를 찾는다. 한가로이 밀린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블로깅이나 SNS도 하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에 향기로운 커피와 차가 함께 하니 더할나위 없이 좋다. 

그런데 아직 북카페라는 이름을 내걸고 그냥 카페에 책 몇 권 꽂아놓은 채 흉내만 내는 곳이 많다. 진짜 북카페다운 곳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지만, 그나마 나는 행운인 것이 북카페의 메카이자 원조라 할 수 있는 홍대 근처에 살고 있어서 마음만 먹으면 쓩~하고 다녀올 수 있다. 

카페와 서점의 경계, 북카페

북카페는 요즘 크게 2가지로 나뉜다. 1세대 북카페는 그야말로 소규모의 개인이 운영하는 아늑하고 소박한 북카페로 토끼의 지혜, 오타치는 코끼리, 카페 꼼마, 그리다 꿈 등 다양한 곳을 다녀보았다. 2세대 북카페는 출판사들이 북카페에 진출하면서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추세다. 

요즘 출판사들이 북카페로 반품도서 판매 등을 판매하면서 수익도 개선하고 북콘서트나 갤러리 등의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게 트렌드인 모양이다.  (이곳 외에도 후마니타스가 만든 ‘후마니타스 책다방’, 문학동네의 ‘카페꼼마’, 문학과지성사의 ‘KAMA’, 사계절출판사 ‘사계절 책 향기가 나는 집’, 창작과비평사 ‘창비’, 한길사 ‘포레스타’가 있다.)

내가 북카페를 선택하는 몇가지 조건을 말하자면, 첫째 집중해서 글을 쓰거나 읽을 수 있는 조용한 분위기(잔잔한 음악), 다양하고 알차게 구비된 필독서들, 향긋하고 맛있는 커피, 무제한 인터넷과 전원 코드, 그리고 오래 앉아있어도 불편하지 않은 좌석 등등. 

그동안 내가 다녀본 북카페 중 숨은 보석같은 네 곳을 여러분에게 모아서 소개해 보고자 한다.  

1. 토끼의 지혜

내가 처음 이곳을 알게 된 것은 극동방송국 골목 맞은편 상수역 근처였는데, 그곳이 문을 닫아서 지금은 홍대 주차장 골목에 있는 곳에 자주 간다.  

토끼의 지혜는 시험 기간을 맞은 도서관처럼 면학 분위기가 확실히 조성되는 흔치 않은 북카페다. 카페에 들어서면  마치 서점에 온 듯 벽면을 가득 채운 책이 눈에 들어온다. 책의진열도 마구잡이가 아닌 '휴식과 여유', '스타일과 트렌드', '성공과 비전', '교양과 예술' 이렇게 4개의 섹션별로 분류, 진열돼있다. 진열된 책을 보면 고전, 인문, 자기계발서, 패션잡지, 소설 등이 족히 3,000권은 넘는 듯하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읽다 만 책이 있다면 정가의 90%를 보증금으로 맡긴 뒤 대여할 수도 있다. 

휴대폰, 노트북 충전 및 프린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은 기본이다. 따로 마련된 공용 컴퓨터로 인터넷도 할 수 있고, 친구와 대화를 나누고 싶으면 따로 마련된 대화방에서 하면 된다. 대학생 뿐 아니라 원고나 작업에 열중하는 사람들도 많다. 


예쁜 메모장과 연필, 무릎담요와 스탠드가 비치되어 있어 작은 배려가 무척 반갑다. 간단한 차나 커피는 5500원~6500원 선이고 디저트 세트가 9000원, 베이글이 7500원이며, 감자튀김 같은 간단한 간식도 구비되어 있다. 영업시간: 오전 10시부터 밤 11시까지. 



토끼의지혜 / 테마카페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3-21번지 2층
전화
02-332-1457
설명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에서 즐기는 책과 커피의 만남. 아주 아주 유명한 토끼의 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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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카페 꼼마 

출판사 '문학동네'가 운영하는 북카페인 '카페 꼼마'는 가장 성공한 북카페로 꼽힌다. 기존의 엄숙한 독서실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다소 개방되고 자유로운 카페 분위기다. 작가 초청 행사와 같은 문화 행사도 진행하고 리퍼브 도서나 재고 처리도 하면서 북카페의 수익모델도 나름 성공적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꿩먹고 알먹고가 아닐 수 없다. 나도 자연스럽게 읽고 싶은 책을 뽑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곳을 몇권 사오기도 했다.  




홍대 주차장 골목에서 가장 눈에 잘 띄는 북카페인 카페 꼼마 1호점은 12단 책장이 카페 한면을 가득 채우고 있고 날이 좋다면 통창을 모두 열어젖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곳이다. 2층의 다락방 같은 구조도 인기가 높아서 자리를 차지하려면 일찍 서둘러야 한다. 커피나 음료 외에도 샌드위치나 케이크 등 간단히 요기할 것도 갖춰져 있어 오래 눌러 있기에도 좋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자정




카페꼼마 / 이탈리안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8-27번지 3층
전화
02-323-8338
설명
이탈리안음식 전문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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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역 앞의 2호점이 더욱 크고 멋지다. 70평 규모의 높은 천정에 복층 구조라는 1호점의 컨셉은 그대로 살리고 보다 넓고 확장된 2호점은 더욱 시원한 구조로 꾸며져 있었다. 15단이 넘어 사다리가 필요한 2층 높이의 거대한 책장이 한쪽 벽면을 통채로 차지하고 있는데 보유한 책들은 모두 반값으로 구매할 수 있고 서점보다 여유롭게 책을 고를 수 있어 좋다. 

카페꼼마 2페이지는 1호점보다 더욱 넓어진 공간에 서고는 더욱 높아졌고 1인용 독서실 좌석도 인기라 오후 2시가 넘어가면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다. 홍대 주변의 프리랜서나 대학생 등이 많이 찾는 것 같다. 영업시간: 오전 7시 30분~12시까지, 음료에 천원하다면 아메리카노 리필 가능.



카페꼼마 / 테마카페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동 155-27번지 홍익인간오피스텔 105호
전화
02-326-0965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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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음과 모음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서 운영하는 북카페인 '자음과 모음'은 들어설 때부터 면학(?)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이 내 맘에 딱 들었다.  조용히 얘기를 나눠도 북카페에서는 그게 더 거슬리는 법인데 이곳은 1인 좌석과 2인이상 대화 좌석이 구분되어 있어 옆의 얘기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것도 좋았다. 

다른 북카페에 비해 1인석 좌석도 넉넉히 구비되어 있고, 2인식 좌석에는 모두 콘센트와 와이파이가 이용가능하다. 한쪽 벽면은 모두 책장으로 꾸며져 있는데 좌석에서 아무 책이나 뽑아들고 읽을 수 있도록 푹신한 소파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자음과 모음'에서는 주로 문학, 과학, 수학관련 서적을 많이 출판하며 50% 할인 행사도 자주 진행하고 있어 저렴한 가격에 책을 살 수 있다. 가끔 저자 초청 행사나 출판사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집에서는 집중해서 책 읽기가 쉽지 않은데 이곳에 가면 뭔가 문화적인 느낌이 나서 책이 읽거나 쓰고 싶어지는 기분이 든단 말이야. 참 이상하지. 책이 주는 공간적인 느낌도 정말 무시할 수 없단 말이야.

홍대역 근처에 2호점 오픈했다니 한번 가봐야겠다. 영업시간  매일 9:00~자정까지, 아메리카노 4500원, 모히토 8000원, 카페라떼 5,500원, 요거트셰이크 7,500원, 블루베리요거트셰이크 8,000원



북카페 자음과모음 / 테마카페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6-33번지
전화
02-333-1775
설명
시집부터 유용한 정보를 담은 실용서적등 2천5백여 권의 책을 볼 수 있는 출판사 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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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카페 이고 

북카페는 아니지만 책을 읽기에 좋은 카페도 있다. 요즘 홍대만 해도 웬만한 브랜드 커피 체인점은 말할 것도 없고 북카페와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들까지 사람들로 북적이는 바람에 휴일에 조용히 책 읽을 곳 하나 발견하기도 쉽지 않아 좀 슬퍼지던 차에 내가 발견한 보물같은 카페다. 

이고는 딱히 북카페라고 표방하지 않은 개인이 운영하는 동네 카페이다. 작정하고 누군가를 만나러 가기 보다는 저녁을 먹고 난 후 가벼운 차림으로 편안한 신발을 신고 동네를 어슬렁 거리며 산책을 하다 들어가서 커피를 한잔 하며 우연히 만난 동네 친구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그런 곳이다. 내 취향에 맞는 읽을 만한 책도 꽤 갖춰져 있고, 운이 좋다면 8시 반 이후에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

물론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을 가지며 사색을 하거나 책을 읽기에도 더없이 좋다. 전원선 제공, 와이파이로 인터넷이 무료이고 1인용 벽면 테이블도 갖춰져 있으니 꼭 북카페라는 이름을 붙이지 않아도 충분히 북카페의 요건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일단 조용해서 좋고 주인장의 배려 가득한 서비스도 좋다. 나는 귀를 막고 음악을 듣는 것도 즐기지 않아서 시끄러운 곳에서는 뭔가 생각을 정리하고 책을 읽기는 힘들어지는데 이곳은 방해하는 것이 없어서 좋다. 자주 가다보니 단골이 되어 가끔 케이크나 음료를 서비스로 내주기도 한다. 이게 바로 동네 카페의 매력! 우리 집 앞에도 이런 카페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영업시간: 11시~01시까지, 커피 4500원, 꿀자몽 8,000원, 간단한 맥주와 맥주도 팔아요~


EGO / -

주소
서울 마포구 서교동 394-77번지 1층
전화
02-338-9342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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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북카페를 찾는 이유

요즘은 책을 읽는다는 것이 여간한 결심이 필요한게 아닌 일이 되어 버렸다. TV에 빼앗기던 시간을 이젠 24시간 언제어디서든 휴대하는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책을 볼 시간은 점점 더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정하고 책을 읽을 북카페와 같은 공간이 더욱 절실하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 날, 읽고 싶은 책을 가방에 끼워넣고 근처 북카페로 한번 나가보면 어떨까?


※ 이 글은 하나투어 겟어바웃 트레블 웹진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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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레더맨 자음과 모음 홈페이지는 웬 일본어가 나오는데 도메인이 다른 곳에 넘어간 모양인데 그냥 버리셨나 봅니다. 2015.03.12 06: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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