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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되면 왜 너도나도 책 읽기에 안달인걸까. 살랑살랑 불어오는 가을 바람은 차분히 책 읽으며 생각을 정리하기에도 좋지만 야외로 나서기에도 좋아 주말이면 자꾸만 밖으로 나가고 싶은 유혹에 갈등하게 된다. 

요즘 내가 찾아보는 예능 프로그램은 tvN의 <꽃보다 할배>와 KBS의 <인간의 조건> 딱 2개(그러고보니 둘다 나영석PD 기획인걸~)인데 지난 주부터 인간의 조건에서 '책 읽으며 살기'를 주제로 택했기에 유심히 보았다. 

<인간의 조건>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OO없이 살기’다. 그동안 6명의 KBS개그맨들이 휴대폰·쓰레기·자동차·전기·돈·물 등 현대인의 편리한 삶을 영위하게 해 주는 것들을 하나씩 빼면서 불편함과 느림의 의미를 되새겨보곤 해서 아들과 함께 즐겨 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데 이번 미션은 뜬금없이 '책 읽으면서 살기'라니 이런 멋진 주제가 있나!!!!!! 

# 이미지 출처: 인간의 조건 홈페이지 http://www.kbs.co.kr/2tv/enter/man/index.html


개그맨들이 미션을 수행하는 숙소는 거실 전면이 모두 책장으로 꾸며져 있고 읽을만한 책도 모두 구비되어 있어 책 읽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지난 해 이사를 오면서 아이를 위해 거실의 TV를 치워버리고 전면에 책장으로 거실을 꾸민 우리 가족(나의 의지가 가장 크게 작용했지만)에게 딱 관심이 갈 만한 미션이다. 거실에 TV를 빼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TV가 있는 안방으로 옹기종기 모이는 기현상이 빚어져 다소 난감하던 차에 두 남자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프로그램이 아닐 수 없다.

먼저 <인간의 조건>에 출현하는 개그맨들이 첫 회에 고른 책을 한번 살펴보기로 하자. 

이병률 여행 산문집인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 김준호가 읽는 책) 

이병률은 시인이자 라디오 '이소라의 음악도시'의 구성작가였던 이병률이 <끌림>에 이어 두 번째 여행에세이랍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여행도 하고 이런 사진과 글고 책을 엮어서 내는 사람들이 가장 부러운데, 그 중에서도 이렇게 베스트셀러에까지 오르는 책을 보면 정말 부럽기까지 하다.

인간의 조건에서 김준호는 비록 글이 적고 사진으로 채워져있어서라는 단순한 이유로 이 책을 선택했지만, 메마른 일상에 감성의 단비를 내려 줄 좋은 책이다.

기형도 전집 (김성호가 읽는 책) 

연세대 79학번으로 교내 문학동아리 '연세 문학회'에서 활발히 활동하다 서른의 나이로 89년 뇌졸증으로 사망한 그는 죽은 후 더욱 유명해졌다.나도 '입속의 검은 잎'이란 그의 시집을 아직 갖고 있는데 특유의 우울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듯한 감성은 아직도 살아있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그리스 로마 신화(김태호가 읽는 책)

김태호가 언젠가 한번 읽고 싶었다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사실 나도 통독을 해보지 못한 책이다. 만화로도 나올 정도로 초등학교 필독서이기도 하다. 수 많은 신들의 이름과 복잡 다단한 스토리를 단편적으로 알고 있을 뿐, 이 책을 한번에 읽는다는 것으 그리 만만치 않다. 

신화가 가진 스토리텔링의 무한한 힘과 극적인 재미와 책속에 등장하는 거장들의 명화와 조각 작품들이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어린왕자(김준현이 읽는 책)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코끼리를 삼킨 보아 구렁이와 사랑과 소유에 대한 여우의 이야기로 나에게 충격을 안겨줬던 어린왕자. 우리 아들에게 가장 먼저 읽어주고 싶은 책이었으나 아직 그 의미를 이해하긴 무리인듯 -,.-  

소행성 B 612(이란 이름의 아이돌 그룹도 있다지)에서 온 어린 왕자와 사막에 불시착한 비행기 조종사의 이야기. 어린왕자와 함께 일곱 행성의 사람들과 만나면서 인생에서 진정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만나보자. 

악마의 연애술(광희가 읽는 책)

아이돌 그룹의 멤버인 광희는 아직도 사랑에 관심이 높다. '내가 원하는 남자를 단 한번에 사로잡는 133가지 연애법칙'이란 부제를 가진 이 책은 일본 긴자의 고급 클럽 호스티스인 여성의 실제 경험을 솔직히 써 100만부가 넘는 베스트셀러가 된  화제작. 

내가 원하는 남자를 공략하고 싶다면 참고가 될 만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원한다면 먼저 자신을 사랑할 것을 명심하라'고 말하는 책.



하상욱 '서울 시'  

SNS에서 애니팡 시인으로 통하는 '애니팡'의 시인 하상욱이 전자책 발간에 이어 <서울 시>라는 종이 시집을 내 반응이 폭발적인 책. 일본의 하이쿠처럼 짧지만 무릎을 탁 치게 만드는 공감을 이끌어 내는 능력을 가졌다.   

흡사 광고카피처럼 짧고 가볍지만, 가벼운 글쓰기를 소비하는 SNS의 문화를 잘 캐치한 책. 대표적인 시로는 "고민하게돼 우리 둘사이- '축의금'", "알콩달콩 좋아보여 재밌게도 사는구나- '옆 사람 카톡' 등이 있다.

# 페이스북: facebook.com/type4graph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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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박원순 서울시장이 양상국에게 추천한 책) 
양상국이 서울시청 도서관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만난 박원순 시장이 추천해 준 책! 얼마전 연재를 끝내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아쉬움을 준 미생을 이젠 단행본으로 만나볼 수 있다. 

매일 어깨를 늘어뜨린 채 회사로 출근해 전쟁 같은 일상을 살아내는 이 시대의 모든 직장인에게 공감과 위로를 준 책. 윤태호 작가의 빈틈없는 스토리로 영화로도 제작된 미생은 ‘만화가 아닌 인생 교과서’라고 할 만하다. 

 

나는 시간이 없는 탓에 인터넷서점에서 주로 책을 사는 편이지만, 가끔은 오프라인 서점에 직접나가 눈으로 신간을 훑어보고 앉아서 읽고 오곤 한다. 지난 주말 서점에 들러 내가 캐치한 책들을 사진으로 소개해 본다. 

  CANON 100D Lens 18~55mm

알랭 드 보통의 '철학의 위안'과 '불안'이 출판사를 각각 제목과 출판사를 바꿔 재출간되었나보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이레 출판'에서 발행한 대머리의 보통이 침대 위에 앉은 표지가 더 맘에 들긴 하지만....항상 주목받지 못해 안달하는 현대인들이 꼭 읽어야 할 인생 교과서이다. 

이병률의 여행 산문집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표지 디자인이 심플해서 좋고 제목도 참 맘에 든다.

앞서 소개한 이병률의 시집도 한 번 읽어보고 싶군. 

지난 해부터 가히 열풍이라 할만한 인문학 관련 도서 발간의 러시다. 가볍게 읽을 만한 '책은 도끼다'와 같은 인문학 추천 도서 뿐만 아니라 역사, 철학, 신화, 회화에 이르기까지 스펙트럼이 엄청 넓은 책이다. 

사람과 인간관계의 지혜를 담은 고전 '채근담'은 경제관념 부족한 나에게 꼭 필요한 책 ㅠㅠ 

언젠가 꼭 정복하고 말리라.

시골의사 박경철이 문명의 근원을 찾아 떠난 그리스를 여행하면서 쓴 책. 다소 난해하다. 그리스를 여행하기 전에 꼭 사봐야겠다. 

개인적으로 이 분을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지만, 이 분의 글솜씨와 논리적 말솜씨는 닮고 싶지 않을 수 없다. 요즘 나에게 화두를 던지는 말이기도 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이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힌트를 얻고 싶은 마음에 과감하게 구입했다.

일본의 마사 스튜어트라는 구리하라 하루미의 책. 서점에서 슬쩍 훑어보니 요리연구가 답게 다양한 요리들과 다채로운 식기, 단아한 살림 솜씨가 무척 부럽다. 이런 인생도 참 부럽다. 

결국 내가 산 3권의 책. 소셜미디어 관련 책 '디지털 시대 새로운 마케팅의 탄생(도준웅)'과 바짝마른 내 감성을 회복시켜 줄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이병률)', 내 인생의 지침을 발견하게 해 줄 '어떻게 살 것인가(유시민)'.

아들의 친구들 그리고 엄마들과 서점에서 책 읽기 삼매경. 가끔 이런 외출도 좋다. 

1학년 1반 꾸러기 4총사들. 늘 시끄럽고 부산하지만 나름대로 우정이 있다는 ㅎㅎ 

최근 나온 버스커버스커의 2집 정규 앨범.

책 읽는 아이가 아름답다? ㅎㅎ 엄마의 소망


 # 가을을 맞은 나의 책 읽기 다짐 

  • 잠들기 전 하루 1시간 책 읽기(아이와 함께)

  • 매주 토요일 도서관 가서 책 빌리기

  • 북카페에서 마음먹고 책 읽기

※ 10월 4일~6일까지 홍대 주차장 골목에서 '와우 북 페스티벌'을 비롯해 각종 북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하니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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