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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가 고향인 내가 부산을 가본 적이 없다는 것은 믿기 어렵겠지만 사실이다. 기차로 한시간, 버스로 두시간이면 닿는 곳이라 언제든 갈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잠시 볼 일 보러 들른 적은 있었지만, 본격 휴가로 간 것은 처음이라 어디로 갈까 막막하기만 했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은 우리 대가족의 첫 나들이이다. 개별적으로 부모님을 따로따로 모시고 해외 여행을 다녀온 적은 있지만, 한꺼번에 네 자매가 부모님을 동시에 모시고 여행을 간 것은 처음인 것이다. 한해한 해 부쩍 건강이 약해지신 부모님을 뵐 때마다 마음이 아팠는데, 명절에 기껏 하루 이틀 얼굴 비추는 걸로는 뭔가 부족한 기분이 들어서 더 늦기 전에 가까운 부산으로 가족 여행을 감행한 것이다. 이름하여 네 자매의 외출!  

이번 여행의 목적지는 해운대. 우선 해운대에 적당한 레지던스형 호텔 '팔레 드 시즈'를 물색해 놓고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찾아보았다. 일단 페이스북에 물어보니 해운대 쪽의 갈 곳은 몇 가지로 압축되는 듯. 우선 해운대를 중심으로 달맞이 고개, 부산 아쿠아리움, 오륙도 유람선, 황령산 봉수대 야경, 신세계 센텀 시티(스파)와 영화의 전당, 광안대교 야경, 보수동 헌책방 골목, 해동 용궁사, 각종 시장(자갈치 시장, 깡통시장, 국제 시장) 등을 추천해줬다.  우와~ 이것만 다 돌아보려고 해도 2박 3일로는 어림도 없겠는걸? 부산이 이렇게  볼 거리, 즐길 거리가 많은 곳이었단 말인가!  

페친들의 알찬 추천과 내가 평소에 좋아하는 취생몽사 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landy)를 참고로 부산 여행을 무사히 다녀왔다. 역시 여행일정도 페이스북을 짜는 소셜 우먼! ^^ (대책 없단 얘기 ^^;;)  
이번 여행의 목적은 해운대 였기에 그 주변 일대를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래 붉은선이 우리가 돌아본 발자취. 넓은 부산 한 켠에 점만 찍고 온 격이다.

 

# 주요 일정: 해운대, 달맞이 고개, 부산 아쿠아리움, 유람선, 광안대교  


부산역의 트레이드 마크인 분수 쇼~

부산역에서 부산 오뎅을 안 먹고 지나칠 수 없지! 오뎅 마니아 주혁군.

부산역에서 지하철 40분 걸려 도착한 해운대의 '팔레 드 시즈'

싱그러운 여름을 만끽해보자구요~


DAY 1. 해운대 백사장

해운대 관광 특구에는 해변을 따라 파라다이스, 웨스턴 조선 비치, 노보텔 등 각종 특급 호텔이 7개나 모여있다. 특히 해운대 백사장은 보라카이의 화이트 비치가 부럽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모래의 질과 넓은 백사장을 자랑하는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해수욕장이라 할 만하다. 한 여름에도 차가운 바닷물과 철썩이는 파도에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논다.  

숙소에서 바라본 해운대의 미포 선착장 방향 전경




DAY 1. 광안대교 야경

 

부산 밤 풍경하면 대표적인 것이 광안대교다. 해운대에 마천루가 들어서면서 다소 그 명성이 퇴색하긴 했지만, 여전히 광안대교의 야경은 명불허전이었다.  길이가  7.42㎞에 달하는 이 다리 왼쪽은 광안리 해수욕장이고, 오른쪽은 대한해협이다. 

올해로 개통 10주년을 맞은 광안대교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다리란다. 택시를 타면 1,000원의 통행료를 지불한다. 부산지역 영화 촬영 선호도 1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중 최우수,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곳 4위 등 수식어도 화려하다. 

사실 부산에서 횟집이라면 발에 차일 정도로 많다. 해운대 회가 비싸다고 하여 굳이 광안리 수변공원 회센터까지 왕림하신 우리 가족. 민락 회 센터에는 6층 건물 전체가 횟집일 정도로 많은 횟집이 있다. 길수 횟집은 그 중에서도 광안 대교가 훤히 보이는 전망 좋은 방을 구비하고 있는 몇 안되는 곳 중 하나다. 

이곳은 3만원부터 코스가 준비되어 있는데 양식과 자연산을 섞어서 준비해주고, 산낙지와 개불, 문어, 해삼, 멍개, 계란찜, 생선 등 푸짐한 해산물을 곁들여 내놓아서 아이들이 먹기에도 좋아서 우리 가족 모두 만족해 했다. 

 

DAY 2. 부산 아쿠아리움

해운대 해변에 위치한 해양 테마파크인 부산 아쿠아리움은 지상 1층, 지하 3층의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 숙소에서 걸어서 5분 거리 위치라 가볍게 해변 산책을 하며 걸어보니 바로 도착!

멸종 위기 종인 위디해룡 번식에 성공해 28마리의 아기 해룡과 태평양 대문어, 2미터 길이의 그레이너스 상어 등 400여 종 4만 마리의 해양 생물이 전시되어 있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기에 충분했
다. 

지하 2~3층의 수족관에는 80미터의 해저터널과 높이 7미터의 산호수조가 웅장한 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상어와 가오리 등 대형 수중 생물을 투명 보트에서 바로 내려다볼 수 있는 체험을 했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국내 유일 상어와 함께 다이빙하는 '샤크 다이브'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었는데 주혁군은 겁이 나 싫다고 해서 못하고 대신 수족관에서 다이버와 상어가 직접 먹이를 주는 쇼를 관람했다. 부모님들도 처음 접하는 신기한 경험에 아이처럼 무척 즐거워하셨다.


DAY 2. 오륙도 유람선

'오륙도 돌아가는 연락선마다…' 조용필 노랫소리 신나게 담아 싣고 유람선이 출발했다. 한 시간 정도 소요되는 이 유람선은 오륙도를 돌아 다시 미포항으로 돌아온다.

오륙도는 부산의 상징이다. 오륙도는 보는 위치에 따라 겹쳐져 보이기도 하고 둘만 보이다가 넷 만 보이다가 다섯 여섯으로 보이는 부산의 보배로운 섬이다. 반듯하고 청청하고 의연하고 멋있는 섬이다. 

맑은 날은 낭랑하고 안개라도 낀 날은 우수에 젖어드는 섬. 해운대 끄트머리 미포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면 거센 바닷바람과 끼룩끼룩 갈매기, 하얗게 이는 물보라, 생생한 파도소리가 귓가를 때린다.

선착장 매점에서 파는 새우깡 한봉지를 사서 먹이를 주는 재미가 쏠쏠해 아이들이 좋아한다. 갈매기 먹이를 다 주고나서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아이는 엄마 다리를 베고 까무룩 잠이 들었다. 그 짧은 시간동안 아이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미포 선착장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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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3. 달맞이고개 & 문탠로드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송정해수욕장을 향해 만을 따라가는 달맞이길은 젊은 데이트족들에게 부산의 명소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오래 전부터 부촌이었던 이곳엔 갤러리들, 스튜디오와 레스토랑, 웨딩샵이 등이 길 안쪽에 빼곡히 들어차 있다.  

둘째 날 저녁에는 광안리에서 해운대로 터전을 옮긴 부산의 대표 화랑인 조현 화랑 건물 3층에 자리한 갤러리 카페 '반(盤)'에 다녀왔다. 셋째 날에는 문탠로드와 파스쿠치에서 여유롭게 마지막 여행의 노독을 풀었다. 바쁘게 여행 스케쥴을 소화하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한가로운 시간을 가지면서 그동안 소원했던 가족들과 수다를 즐기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해운대구가 달맞이길에 10년에 걸쳐 완공한 나무데크 인도를 설치해 운치를 더해주고 있는데, 산책 삼아, 운동 삼아 걸어오는 사람들이 무척 많았다. 달맞이길 아래로 총 2.2km의 산책로를 만들어 달빛을 받으며 걷는 ‘문탠로드(썬탠에서 착안해 달빛으로 태운다는 의미)’를 개발해 밤 11시까지 산책할 수 있는 점도 인기에 한 몫했다. 

오른쪽에는 바다를 끼고 왼쪽으로는 숲길을 벗삼아 산책을 하는 맛이 환상적이었다.  난 낮에만 잠시 다녀왔지만, 밤에는 더없이 멋질 것 같았다. 또 달맞이 언덕 정상부 해월정이나 문탠로드 중간쯤에 서면 ‘센텀시티’, ‘마린시티’ 등의 마천루들이 펼쳐내는 화려한 야경이 압권이다.  



부산으로 다녀오기 전 부산은 그저 거친 바닷사람들이 사는 항구도시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제 내게 부산은 기대로 가득한 '설레임'이 느껴지는 곳다. 부산에 이렇게 갈 곳이 많은지, 이렇게 먹고 싶은게 많은지 처음 알았다. 


누군가가 부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부산은 보석이다. 숨겨진 보석이 아니라 이미 많이 알려진 보석이다. 다만 부산이라는 보석은 아직 덜 가공된 보석이다."

해운대는 항구도시가 가진 과거와 하늘을 찌르는 마천루의 야경이 공존하는 곳이다. 달빛이 운치 있는 달맞이 고개와 파도소리가 철석이는 명품 해안길인 갈맷길, 세계적인 명소가 도처에 널려있고, 자연과 현대적 시설이 조화를 이루는 곳. 조만간 부산의 보석을 찾으러 다시 오게 될 것 같다. 다음에는 꼭 시티투어나 렌트를 해서 해운대 바대다 용궁사와 태종대 코스, 자갈치 시장 등을 꼭 둘러볼까 한다. 어쩐지 부산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다음에는 해운대 반대쪽 시티투어를 꼭 하고 말리라!

이번 여행의 소득이라면 가족애이다. 어린 시절에는 형제가 많은 것이 부대끼고 싫어서 식구가 적은 집을 부러워하기도 했다. 그러나 커서는 서로 어려울 때 의지가 되고 기쁠 때 함께 공감해주는, 형제(혹은 자매)가 다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임을 잘 안다. 우리 가족이 부산에서 또 하나의 추억을 쌓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 이글은 하나투어 여행 웹진 '겟어바웃'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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