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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은 나에게도 추억이 가득한 TV시리즈이다. 1966년 이래 수십편의 작품으로 40년이상 인기를 얻고 있는, 속칭 요즘 인기를 끄는 '미드'의 효시랄까. 그 시절 TV 드라마가 극장판 <스타트렉7: 넥서스 트렉>(1994)에 이어 스타트렉 더 비기닝 (2009)으로 리바이벌되면서 전 세계적인 흥행을 이끌었던 작품이다.  

우리에겐 <미션 임파서블3>로 잘 알려진 할리우드 최고의 히트메이커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2009년 야심차게 선보인 <스타트렉 : 더 비기닝>는 미지의 우주를 개척하는 USS 엔터프라이즈호를 중심으로 우리가 꿈꿔온 미래의 모습을 생동감 넘치는 영상으로 완벽히 구현해 낸 영화였다. 보는 내내 '아~ 미래의 우주탐험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머리 속으로만 상상하던 모습을 짜릿한 영상으로 보여준 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치밀한 스토리 구성과 스펙터클한 액션도 훌륭했다. 무엇보다 엔터프라이즈호에 탑승한 패기 넘치는 선원들의 대담하고 모험 가득한 캐릭터가 살아있어 더욱 인상적이었다. 좌충우돌하고 반항적인 '커크'와 이성적이고 냉철한 불칸족과 인간의 혼혈 '스팍', 그리고 스팍을 사랑하는 아름다운 통신장교 '우후라', 한국계 배우 존조가 연기한 노련한 1등 항해사 '술루'까지. 캐릭터간 대립과 개성넘치는 연기로 영화에 생기를 더해주었다. 

내가 <스타트렉 다크니스>를 본 것은 이런 전작에 대한 믿음이 있어서였다. <비기닝>의 캐릭터 외에 모든 스토리와 액션은 완전히 새로운 영화로 재탄생했다. 최근 영화 기술의 진보를 받아들여 아이맥스와 3D를 완벽한 결합해 시야각을 넓혀주었다. 나는 입체서라운드 시스템이 갖춰진 여의도 CGV SOUND X관에서 보았는데 초반의 화산 폭발 장면, 우주 공간의 실감나는 활강이동 장면, 추락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중력 액션, 함선간의 전투 장면, 지구로 추락하는 함선 등이 정말 압권이었다. 좌석 의자를 두드리는 실감나는 4D의 전율은 소름이 돋을 정도였으니까. 

입체서라운드 시스템이 갖춰진 여의도 CGV SOUND X관

그런데 이 영화를 움직이는 힘은 액션이 아니라 두 남자의 끈끈한 우정이다. 좌충우돌 다혈질 커크 선장과 냉철한 일등 항해사 스팍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해 화를 내기도 하지만 끝내 서로를 찾는 깊은 신뢰를 보여준다. 후반부에 방사선에 노출되어 죽어가는 커크 선장과 스팍의 애절한 장면은 타이타닉 저리가라할 정도라니까. ㅎㅎ   


이 영화에서 정체불명의 사내 존 해리슨(베네딕트 컴버배치, 본명은 칸)도 무척 흥미로운 캐릭터이다. 어디서 많이 본 느낌이 든다했더니 유명한 영국 드라마 <셜록>의 주인공이셨다. 강하고 아름다운 이 캐릭터 완전 흥미롭다. 그가 악의 화신이 아니라 알고보면 동료들을 지극히 사랑해 그들의 구하려는 지극한 노력과 눈물의 독백 장면을 보면 그가 과연 악역인가 혼돈이 올 정도이다. 입체적인 캐릭터란게 이런거로구나. 낮고 강한 목소리에 탄탄한 바디, 역시 강한 남자가 아름답다!!!!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컴버배치의 존재감이 어찌나 강렬한지, 감독이 만들어놓은 무게중심이 기우뚱할 정도. 나는 셜록이 존 해리슨으로 변신해 2단 옆차기를 날리는 착각에 빠질 정도였다. 



이 영화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이자 정서는 '신뢰와 헌신'이다. 엔터프라이저 호 대원인 캐롤이 (나쁜) 아버지를 버리고 대의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장면이나 커크가 자신을 희생해 대원들을 살리고자 헌신하는 모습 등은 이 영화가 지향하는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인 '스팍'와 '우후라'의 로맨스 분량이 너무 적어서 무척 아쉬웠는데 앞으로 모험을 떠나는 5년 동안 좀 멋진 로맨스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스팍'이 "불칸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명대사도 인상적. 결국 동료를 위해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만 ^^;; 


대중성을 담보하기 위해 전작에 비해 스케일이 더 커지고 액션도 많아져 볼거리는 풍성해졌지만, 나로선 다소 느슨해진 인물간의 갈등 구조나 긴장감이 적은 스토리 전개(약간의 반전은 있지만), 억지 감동을 유발하는 장면 등은 전작에 비해 다소 아쉬운 대목이다. 겉모양은 화려해졌지만 뭔가 밀도가 떨어진 느낌이랄까. 물론 132분간 흥미진진한 시간을 선사한 댓가로 치룬 2만원의 영화감상료는 전혀 아깝지 않다. 


엔딩에서 5년 간의 탐사 임무를 맡아 떠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모습을 보여줘 앞으로의 여정이 심히 궁금하다. 벌써 다음 편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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