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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왕 모 상무가 대한항공 승무원에게 행한 비상식적인 폭언과 폭행으로 결국 보직해임됐다. 포스코 출범이래 품행 문제로 보직해임된 것이 처음이라고 하니 이 사건이 얼마나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켰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포스코(정확히 포스코 에너지)의 기업 이미지는 엄청나게 추락하고 있어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온라인에서는 '포스코 라면' 등 이 사건을 패러디한 각종 게시물이 계속 등장하고 있다. 

불길은 포스코 공식블로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로 들불처럼 번져나가고 있다. 4월 16일 포스코 페이스북이 올린 ‘순대의 단짝 친구는 누구일까’라는 글에 500여개의 엄청난 조롱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사건 발생 전에 올린 '타이밍'이란 웹툰도 새롭게 재소비되어 악플의 대상이 되고 있다. (승무원과 같은 감정 노동자라 할 수 있는) 해당 기업 소셜 미디어 담당자들이 얼마나 황망할지 짐작이 간다. 

지난 해 B2B 철강 기업으로서 고객과의 소통을 하겠다고 나선 포스코가 이번 사건으로 페이스북 팬이 6만 6천명으로 급증한 것을 보고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고민일 것이다. 언론의 대대적인 보도로 이례적으로 사건 발생 하루만에 '보직 해임'이라는 결정을 하게 된데는 이런 대중들의 압박이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다음날 결국 사직서 처리함.) 

[포스코 온라인 대응 현황]

포스코 그룹이 지난 해 SNS 채널을 오픈해 소통해 온 것이 어쩌면 다행일지 모른다. 포스코 에너지가 당사자이지만 실제 대응은 포스코 그룹 채널을 통해 이뤄졌다. 최선을 다했지만, 사건 발생이 금요일 오후라 토요일에 패러디 등 온라인 확산 후 일요일 저녁에야 초동 1차 대응이 이뤄진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여러모로 소셜미디어 담당자들은 주말도 없다는 슬픈 현실 -,.-) 

1차 사과문은 역시나 아쉽다. "유감스럽다", "당혹스럽다"라는 단어는 잘못의 인정이라기보다는 '억울하다, 왜 이렇게 난리인지 모르겠다'라는 뉘앙스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과를 안할거면 몰라도 할거라면 깔끔하게 인정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이다. 

결국 해임으로 결론이 났지만 포스코의 인재관이나 기업 이미지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수백억의 광고비를 들여 광고를 한 노력이 헛수고가 되었으니 오히려 기업이 왕 상무 개인에게 손해 배상청구라도 해야할 판이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이러한 기업의 윤리규정이나 인재관을 더 강조하지 않고 사과 일변도로  당당하게 나가지 못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사실 그를 잘못 뽑은 것 말고 회사가 무슨 죄가 있는가?

스코 사건 확산을 대한항공이 묵인?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로 포지셔닝한 대한항공은 오히려 수해자가 아닌가 싶다. 한국의 수많은 감정 노동자들(직장인 포함)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대한항공 측은 이번 일과 관련해 일단 회사 차원의 법적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너그러운 태도까지 보이고 있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이 사건이 언론에 일파만파 번진데 기여를 한 '승무원리포트'가 공개되는 것을 묵인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미 나에게도 카카오톡으로 자세한 정황을 기록한 메시지가 도착할 정도니 전 국민이 다 알게 됐다는 말이다. 대한항공 측이 이사건을 묵인할 수 없었다면 정당하게 사법기관에 증거자료를 제출해 심판을 받게 할일이지 개인의 신상정보를 일반에 공개함으로서 신상털기, 마녀사냥을 하게 한 것은 잔인한 짓이 아닐 수 없다. (회사측의 의도적인 유출이 아니라 임직원의 개인적인 행동이라고 해도 고객 정보 유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번 사건은 대기업에 대한 사회적인 악감정, 감정노동자, 여성과 같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대중의 감정 이입으로 일파만파 확장된 사례이다. 

물론 왕 모 상무의 언행은 비난을 피할 수 없는 찌질한 행동이었다. 한 개인의 실수로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타를 입힌 것도 용서하기 어렵다. 그러나 미처 잘못을 논하고 법적인 심판을 받기 전에 대중들의 손가락질로 조급하게 등 떠밀려 해임을 결정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나도 감정 노동자인 소셜미디어 담당자이다. 대중들의 이런 감정적이고 비이성적인 비난을 받고 밤잠을 못 이룬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할지 짐작할 수 있다. 

SNS의 시대에는 누구나 어느 순간 이런 식의 무차별 신상 털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터넷 이용자의 48%가 모욕과 인신공격을 경험했고, 32.6%가 개인 정보 및 사생활 침해를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2009. 3 SNS 이용자 조사 결과)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선택적 지각'과 즉흥적 동조, 거기에 사회에 대한 불만이 더해져 부정적인 뉴스는 빠른 속도로 확대 재생산된다.    

마녀사냥을 주도하는 언론이나 이에 즉흥적으로 동조하는 사람들. 앞뒤 없이 과도한 비난을 퍼붓고 신상을 털기 전에 조금 더 중심을 잡고 냉정하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그를 심판할 수는 없을까? 결국 내가 쏜 화살이 언젠가 다시 나에게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결국 하루 뒤에는 사표가 수리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오네요..)

[덧] 발행을 하고 보니 비슷한 글을 쓰신 분이 있어서 링크합니다. 

중세기, 마녀를 재판하는 네 가지 방법

마녀사냥은 21세기 들어서도 다른 모습으로 여전히 존재한다. 이를 두고 정치학에서는 전체주의의 산물로, 심리학에서는 집단 히스테리의 산물로 보고 있고, 사회학에서는 집단이 절대적 신조를 내세워 개인에게 무차별한 탄압을 하는 행위로 보고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마녀사냥의 양상도 진화하였는데, 집단이 개인을 상대로 근거 없이 무차별 공격을 해서 '인격 살인'까지 마다하지 않는다. 마녀사냥식 여론 재판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출처: 예스24,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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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페니웨이™ 사실 이건 약자 vs 강자의 관점에서 봐야 하는 사건이라고 봅니다. 소위 '갑질'이라는 것에 익숙한 기업임원이 '을'인 일개 승무원을 어떻게 대하는지가 드러났고, 이 경우 강자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는 약자의 권리는 어떻게 찾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죠. 일반적인 상황에서 1:1이라면 약자에겐 방법이 없습니다. 결국 다수의 힘을 모아 권력에 도전하는 방법밖엔 없는거고, 그게 현재의 인터넷 여론몰이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는거라고 봐야겠죠. 문제는 그로인해 벌어지는 부작용인데... 이번처럼 악당의 대상이 너무나도 명백한 상황이라면 모를까 작년인가 있었던 채선당 사건이나 그런 류의 비슷한 여론몰이는 대단히 악질적으로 악용되고 있죠. 어떤 기준점이 없고, 개인이 정당한 보호를 받기가 어려운 세상이다보니 참.. 흉흉합니다. 2013.04.23 18:27 신고
  • 프로필사진 미돌 지금 이분은 무얼 하실지...갑자기 궁금해집니다.
    요즘 온라인 여런몰이가 너무 많아서 심지어 윤후 안티까페까지 생기는 걸 보고 인간에 대한 환멸까지 생기는 기분입니다. ㅠㅠ
    2013.06.12 20: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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