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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Journey

구름 위를 날다

미돌 2012.04.16 09:12

이 위에 올라와야만 보이는 구름들에 대해서는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대양의 상공 어딘가에서 우리는 아주 커다란 솜사탕  같은 섬을 지난 날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특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승객 가운데 누구도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보면 우리가 구름 위를 날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필요한 만큼 힘을 주어가며 말하지 않는다. 다 빈치나 푸생 클로드나 컨스터블이라면 가만히 있지 못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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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구름을 보면 고요가 찾아든다. 저 밑에는 적과 동료가 있고, 우리의 공포나 비애가 얽힌 곳들이 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지금은 아주 작다. 땅 위의 긁힌 자국들에 불과하다. 물론 이 오래된 원근법의 교훈은 전부터 잘 알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차가운 비행기 창에 얼굴을 가져다대고 있을 때만큼 이것이 절실하게 느껴지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가 지금 타고 있는 것은 심오한 철학을 가르치는 스승이라 부를 만하다.

알랭 드 보통의 '공항에 가기' 중에서


이번 보라카이 여행은 비행편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었다. 아침 8시 20분 출발에 밤 12시 도착 비행기였으니 꽉 찬 시간활용이기는 했으나 새벽 5시에 집을 나와야했고, 새벽에 다시 집에 들어갔으니 피곤한 일정인것만은 틀림없었다.

보라카이 직항 항공사인 제스트는 비행기도 작고, 기내식도 황당하고(초밥 몇알이라니 ㅠ), 승무원들도 그닥 이쁘지 않았지만 말이다. 다행인 것은 아침 시간의 청명한 공항 하늘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비행기 날개쪽 창가라서 하늘의 구름을 감상할 수 있었다는 것. 일부러 촬영을 한다고 창가 자리로 옮겨 가기란 쉽지 않은 일이니까. 

출장이든 여행이든 공항에서는 언제나 피곤함과 함께 오는 묘한 설레임이 있다. 구름 위를 날아서 그런가보다. 


Contax g2 Kodak Portra VC 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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